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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28일 눈내린 홍제천의 풍경들

어제 절여놓은 배추가 아직 팔팔하다.

소금물에 절인 걸로 알았는데, 영 신통찮다.

인왕시장에 가서 배추를 샀어야 했는데

동네에서 사다보니 저장상태가 좋지 않아서

배추가 얼었다.

그렇다보니 배추 뒷 꽁무니만 살짝 칼집을 내서

손으로 갈라야 배추이파리가 온전하게 붙어서 양쪽으로 잘

나뉘어지는데, 속이 얼었으니 그게 될 리가 없다.

떡이 되어

한쪽은 허벅지는 날씬한데 상체만 빵빵하고

머리숱만 무성한 듯한 몰골이고

다른쪽은 상체는 빈약한데다 머리숱은 다 뜯긴 형상으로 모양새가 영 웃긴다.

아침에 다시 소금질을 좀 더 해놓고, 무와 나머지 김장거리를

사러 인왕시장으로 갔다.

무, 생강, 쪽파,, 파래, 마늘, 부추 등속을 사고선 뿌듯한 마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중국산과 국산의 차이인지 아니면 얼었다가 다시 녹은 것의 차이인지

무가 어떤 것은 반쪽이 1500원이고 어떤 것은 한통에 1250원이다.

둘다 제주산이라고 되어 있으니 이건 언 것을 녹인 것인 듯 하다.

부추는 포장된 것이 반단도 안되어 보이는게 2500원인데

어떤 것은 한단에 2천원이란다. 이건 노지와 하우스의 차이인지도 모르겠다.

오랜 만에 홍제천변으로 해서 걸어 왔다.

눈내린 홍제천변, 한가한 풍경이 오히려 따사로웠다.

인왕산이든 북한산이든 오르고 싶은데, 시계가 별로 좋지 않다.

온통 안개가 피어올라 희뿌연 세상이다.

생각보다는 별로네. 함박눈이 내릴 때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여

고추나무를 뽑지 않고 두었었다.

눈꽃보다 얼음꽃이 피면 예쁠래나?

눈 녹으면서 바람불어 투명 영롱한 눈꽃은 기대해보자.

눈청소를 끝내고 집 앞 가로등에 내린 함박눈을 감상.


집안에서 뒷동산쪽으로 한 장.


장보러 나서다가 산비탈 집들이 눈속에 갇힌 듯한 모습이 재미있어서.


산책로 조성중인우리집앞 홍제천변.

포크레인이 눈이불을 덮고 자고 있다.

재개발이 확정된 홍은동의 주택가.


홍제천의 잣나무


마포로 뻗어나가는 고가도로와 홍제천


다시 반대방향인 산쪽


고개빳빳한 잣나무도 눈모자 쓰고 겸손하게 고갤 숙였다.


이건 눈꽃이 어째 잘 안 보인다. 실제 보면 참 좋은데......

어떻게 설명할 방뻡이 없네.



솟대조형물위로 고가도로가 굽이쳐 돌아간다.

국민대, 정릉으로 이어져 경치좋은 쪽으로.


홍제천 소소소규모 공연장의 자리들도 눈에 묻혀있고


홍제천도 모두 잠들어 있다.

전면에 보이는 5층건물이 내가 3년5개월 동안 있었던 케이티 홍제지사, 홍제전화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