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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의 글귀(7.26.)

오늘 아침에도 후배한테 전자우편을 보내면서

愼獨을 얘기했다.

내가 좋아하는 건데 워낙 반대로 살고 있어서 그렇지.

박대통령께서 늘 가슴에 새겼다는

待人春風 持己秋霜

이 또한 너무나 어렵다.

지하철역에서 본 글귀가 있어서 사진으로 찍었다.

어쩌면 나하고 그리도 똑같은지.

십년도 전일 것 같다.

분당본사에 근무할 때에

장우동 이란 곳에서 우동을 시켰다.

뭐 얼마나 대단하길래 값도 4500원 정도 했던 것 같다.

시간은 또 왜 그렇게 오래 걸리는지.

마침내 가져온 쟁반에는 단무지 몇 조각과 우동이 전부다.

주인이 밥먹는 자리를 보니 김치가 보이길래

김치를 좀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원래 장우동은 김치를 안 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도 달라고 했다.

속도 달랠 겸, 그리고 한국사람이 김치 찾는데

뭐 일본놈도 아니고 내가 단무지만 해서 먹어야 하느냐고.

그리고 원래 안 되는 게 어딨냐 손님이 달라면 좀 주면 안되느냐.

한참 실랑이 하다가 결국 주인이 배추김치는 안 주고

냉면 먹으면 나오는 얇게썬 무우김치를 내왔다.

우동은 입에도 대지 않고 있다가 무우김치가 나오는 순간에

자리에서 일어나며 한마디했다.

이렇게 주시면 될 것을 원래 안 준다고 버티는 게 도대체 무슨 심사입니까?

그러고선 우동값을 탁자에 내려 놓고는 나왔다.

주인이 우동값 안 받겠다고 하는 걸 장사 그렇게 열심히 잘해서 부자 되시라고 하면서

나와 버렸다.

난 아직도 이런 기질이 남아 있는 것 같은데

첨부한 사진 속의 글의 주인공은 성질은 급해도 정말 착한 사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