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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손 최고수 조창조 이야기(8)-퍼 온 글

“내가 팔레스호텔에서 (박철언씨가 이끌던) 월계수회 사무국장의 귀싸대기를 때린 적이 있거든. 레미콘조합 애들이 월계수회에 돈을 갖다 바친 것과 관련된 일이었어요. 그게 문제가 된 겁니다”

▼ 그건 그렇다 쳐도, 뭔가 증거가 있으니 구속했을 것 아닙니까.

“내가 누구 죽이라고 시키겠습니까. 증거라고는 내가 지시했다는 걸 옆에서 들었다는 증언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그게 물증입니까. 그래서 내가 3심까지 무죄를 주장한 겁니다.”

-증인이 조 회장께 나쁜 감정을 갖고 있었나요?

“지금 와서 나한테 매일같이 죽을죄를 졌다고 빌고 있습니다. 당시 자칫하면 자기가 10년(형) 살게 될 판이었거든. 나를 물고 들어감으로써 자기 형이 가벼워진 겁니다. 검찰에서 꼬드긴 거야. 내 변호사들이 난리를 쳤어요. 이게 무슨 법이냐고. 요즘 같으면 무조건 무죄입니다.”

▼ 노재우씨(노태우 전 대통령의 동생, 태림회 결성 주도)가 안 도와줬습니까?

“박철언한테는 꼼짝 못하더라고. 김복동 형도 놀라서 도망가고. 내가 김복동씨와 친했거든요. 그런데 황태자한테는 안 되더라고. 내가 억울하게 옥살이한 건 다들 알아요. (혼내주라고) 시킨 놈은 미국으로 도망갔지, 그놈 말 듣고 죽인 놈은 내가 알지도 못하는 놈이지. 미국으로 달아난 동생이 17년간 내 밑에 있었다는 것, 옆에서 (내가 지시하는 걸) 들은 사람이 있다는 것. 증거라고는 그게 다예요.”

▼ 엄삼탁씨는 안 도와줬나요?

“엄삼탁도 애를 많이 썼는데, 박철언한테는 꼼짝 못하더라고. 박철언이 틀어버리니까 누구도….”

이에 대해 박철언씨는 측근을 통해 조창조씨 구속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월계수회 사무국장이 조씨에게 뺨 맞았다는 것도 처음 듣는 얘기라고 의아해했다. 조씨에 대해서는 “대구의 워낙 유명한 깡패라 이름은 알고 있었다”라고 했다. 박씨의 측근은 “맞은 사람이 주변에 뭐라 했다면 때린 사람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즉, 맞은 사람이 월계수회 사무국장이니 조씨로서는 박씨에게 밉보였다고 ‘오해’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추측이다.

조씨는 “정치권을 접촉한 것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는 정치쟁이들과 어울리지 않으려 한다”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

▼ 최시중씨와는 어떤 관계죠?

“그 양반은 정치꾼이 아니죠. 콩 한쪽이라도 나눠 먹던 시절에 가까웠지, (그 양반이) 높아지고 나서는 얼굴도 한 번 안 봤습니다. 내가 안 찾아갑니다.”

▼ 김종필씨가 도움을 요청한 적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서거 직후였어요. 친한 동창 J가 김종필과 아는 사이였습니다. J와 나 박사라고 정치하는 친구, 셋이서 요정에서 김종필씨를 만났습니다. 공화당 총재로 출마한다면서 도와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강릉에서부터 작업을 하려 했습니다. 각 지역의 조직을 연결해서 김씨를 지원한다는 계획이었지요. 그런데 얼마 후 김씨가 구속되는 바람에 없던 일이 돼버렸습니다.”

“저 영감 저러다 쓰러진다”

대구 주먹계에는 큰 조직이 두 개 있다. 바로 동성로파와 향촌동파다. 조씨는 두 조직을 아우를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통한다.

“둘 다 내 말을 잘 듣죠. 내가 싸움을 못하게 해요. 여러 번 화해도 시켰습니다. 큰 형님이라고, 내가 전국 행사장 갈 때면 대구 애들이 나를 모시고 가요. 경상북도 건달은 전부 내 후배라고 봐야죠. 그 사람들에게는 내가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대구·경북 주먹의 대부인 조씨는 2004년 부산에 갔다가 낭패를 당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재수 없이 휘말린 사건이었다. 장소는 부산 롯데호텔. 그날 그는 경주의 최모 형이 온다고 해서 롯데호텔로 갔다. 커피숍에 앉아 있는데, 아는 대구 동생들이 다가와 “부산 깡패들한테 말씀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 대구 동생들이 부산 건달들과 시비가 붙었는데, 자신들이 밀리자 조씨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었다. 조씨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우리는 의협심이 있잖아요. 부산 애들한테 가서 ‘아이, 씨발놈들아. 싸움하지 말고 잘 협상해서 좋게 헤어져!’라고 야단쳤지요. 부산 애들 중에 내가 아는 놈도 있더라고. 그런데 이놈들이 나중에 문제가 되니까 나를 물고 늘어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