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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둘레길

6월 9일 사기막골에서 쑥뜯기-가는 길

지난 번에 고등학교 친구한테, 단오날 뜯는 쑥이 제일 약효가 좋다고 하면서

6월 5일이나 6월 6일날 쑥뜯으러 가자고 해놓고선, 동문들 약초산행이 있어

그만 깜빡하고, 현충일은 좀 쉬면서 블로그 정리하고 오후에 현충원 다녀 오느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친구가 지난 화요일엔가 만났을 때, 연락이 없어서 안 가나 보다 했다는

소리를 하는데, 아이코 내가 잘못했구나 싶었다.

그래서 "내 혼자라도 평일날 가서 뜯어서 나눠 줄게"라고 대답을 했었다.

청계산의 천림산 봉수지에 복원준비를 해놓은 상태로 방치되어 있는데

거기에 깨끗한 쑥이 지천이다.

해마다, 청계산 미군부대 근처 깊숙한 곳에 오염되지 않은 쑥밭이 있어서

늘 거기로 갔었는데 거긴 키큰 물들이 많아서 쑥뜯기가 만만치 않은 곳이라

좋아하면서도 좀 아쉬운 여지가 있었다.

그런데, 천림산 봉수지의 쑥밭을 봤으니 얼마나 기뻤겠는가?

지난 번엔 대학 후배하고 같이 청계산 이수봉 오르고 나서 미군부대 쪽으로

쑥 뜯으러 가자고 해놓고, 중간에 천림산 봉수지를 발견하고선 쾌재를 불렀었다.

먼 걸음을 하지 않아도 되고 품질도 좋아 보여서엿다.

고등학교 친구한테 얘기할 때에, 평일날 청계산에 가서 뜯어 오겠노라고 했는데

가만 생각하니 그 먼곳을 혼자서 굳이 갈 이유가 없다 싶어서

북한산 둘레길 돌면서 사기막골근처에 쑥밭이 있는 걸 발견하고선

거기에서 한번 쑥을 뜯어와 먹은 기억이 있었기에

'그래, 굳이 멀리 갈 것이 아니라, 교통도 편리하고 공기도 좋은 사기막골로 가자'

마음 먹고선, 늦은 시간이긴 하나 몸을 재촉했다.

원래 전 날 가려고 하다가 블로그 정리하고 글 올리고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늦어 있었다. 아마 전날 갔었다면 마음도 급하고 해서

쑥을 뜯는데 경건하다고 해야 하나? ㅎㅎ 정성의 도가 모자랐을 것이다.

제주도엔 장마가 시작되었다고 하니, 이 때를 놓치면 영영 뜯을 기회는 사라진다.

단오가 지나면 쑥의 독성이 강해진다고 한다.

그리고 쑥의 효능에 대하여 얘기하자면, 여성들에게 특히 좋은데

남자에게도 좋다. 뜸의 재료로도 쓸 뿐더러, 어혈을 풀어주고 독소를 제거하는

해독작용을 한다고 하니, 술을 많이 마시는 요즘 사람들에게 간의 독소를 빼주는 역할을

할테니 이 멀마나 좋은가?

내 블로그에 아마 쑥의 효능에 대하여 발췌하여 옮겨 온 글이 있는 것 같다.

홍제역에서 704번을 타면, 사기막골에 도착을 하니 교통은 편하다.

그런데 버스가 좀 기다려도 오지 않는 것 같아서, 그냥 다른 버스 갈아타고 가면

불광동에서 출발하는 34번도 있으니 환승을 하는편이 낫겠다 싶었다.

환승하려고 연신내 가기 전에 내려서 기다리니 마침 34번이 금방 왔다.

자리도 많이 비어 있어서 내리는 문 앞에 턱하니 자리잡고 경치 구경하고 있었다.

한두 정류장 정도 더 갔나? 나이가 예순 조금 넘은 듯한 분이 내 옆에 와서 앉는다.

덥다고 창문을 열자고 하면서 많이 열길래, 매연이 들어오니 조금만 열자고 하면서

창을 조금 닫으니 바람이 불어 들어오지 않는다. 할아버지한테는 바람이 가는지

몰라서 옆의 표정을 보니 상당히 못마땅하신 듯했다.

"시외면 몰라도 시내는 매연이 심해서 안 여는 것 보단 못할 것 같습니다."라고 하자

그래도 시원한 게 낫다고 하시는 거다.

그래 까짓거 원하시는대로 하자 싶어서, "저기 어르신 저하고 자리 바꾸시렵니까?"했다.

어디까지 가느냐 물으시더니, 창가 자리로 옮겨서 창문을 많이 여신다.

바람이 확 들어왔다. 매연도 덩달아 들어 왔는 것 같고.

좀 더 가다보니, 할아버지가 말을 거신다.

이 시간에 등산을 가느냐고.

쑥뜯으러 간다고 말씀드리고, 그 외에도 이런저런 말씀을 하시는데

뇌병변 앓기 전에는 날아 다니신 무용담을 말씀하신다.

어느덧 사기막골에 도착하여 내리니 마음이 홀가분하다.

자리 양보를 잘 한 것 같다. 까짓 매연 좀 마시면 어때. 서로의 기분이 좋으면 최고지.

이게 쥐똥나무인 것 같다. 사진을 거의 전문가 수준으로 찍는 분의

블로그에 가서 살펴봤는데 밑에 꽃이 피어 있는 모습과 잎을 볼 때에

거의 확실한 것 같다.

잘 생긴 벌이 열심히 꿀을 모으고 있다.


이건 사계절별 야생화를 거의 모두 꿰고 있는 분의

블로그에 가서 확인을 해보니 99% 일치하는 것 같았다.

"백선"이다.





북한산둘레길 중 충의길구간은, 군부대 맞은 편의 도로를 하염없이 걷는 구간인데

탐방객들의 원성이 계속해서 나왔던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도로가 아니고 사기막골의

계곡을 건너는 다리가 완성되었고, 산 속의 등산로를 정비하는 것 같았다.

기대된다.


6월15일까지 공사를 한다니 6월15일날 한번 공사진척 여부를 물어보고 개통하자 말자

날아 가 봐야 하겠다.


그런데 공사 상황을 보니 이래 가지고 15일날 마감을 하겠나?

느낌상 아직 많이 남은 것 같은데.....


이건 국수나무 같은데 하얀꽃이 피지 않았었나?......

잎도 더 긴 듯 하고.....


이건 개망초.




찔레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