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약초산행을 못 가는 한영선배님을 뻬고, 갈 수 있는 사람들만 가자고 하니
선배님께서 아마 본인은 못 가더라도 나머지 가는 사람들이 헤매지 않도록
장소를 알려 주시기 위하여 나를 호출하신 듯 했다.
전 날 저녁에 갑자기, "내일 아침에 약초산행 갈래?"하는 문자가 왔다.
냉큼 응답하고 시간과 약속장소를 잡았다.
진시황의 불로초라고 하는 영지버섯 산행은 늘 기대가 된다.
거기다가 금방 떨어진 잣송이라도 있으면 더욱 좋다.
청솔모가 발견하기전 혹은 청솔모의 무게 때문에 떨어진 잣송이가
근처에 다른 들짐승이 있거나, 가축들이 있다든가하는 여러가지 이유로 해서
온전하다면 그건 행운이다.
지난 번에도 잣송이를 주워서 술을 담가 놓았는데 향이 아주 끝내준다.
전날 누리집들 살펴보고 하느라고 새벽 4시쯤 잠을 자서 2시간 남짓 잤을까?
일어 났었는데도 눈이 시큰거려서 도저히 버티기가 힘들어 다시 잠들어 깼더니
지각이다. 형한테 문자 보내고 약속장소로 갔다.
소요산역까지 가는 전철이 자주 오지 않기 때문에 동두천행을 타고 버스로 갈아타면
다른 곳으로 빠지지 않고 곧장 소요산역쪽으로 가기 때문에 그 편이 낫다는 형의 연락에
환승하려고 기다리던 창동역에서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 열차를 탈 수 있었다.
그러넫 웬걸 회룡역에 다다라서 안내방송이 나오는데 갑작스런 정전으로 동두천까지
갈 수 없고 당역에 내려서 다음 차를 타라는 것이었다.
그렇잖아도 지각이라 마음이 급하고 미안했는데 낭패였다.
다시 형한테 연락을 하고 바로 버스로 가려고 하는 차에
전광판을 보니, 시간표에는 없던 열차가 녹천역에서 배차가 되는 것으로 보였다.
소요산행 열차가 곧 들어 온다는 신호가 떴다.
횡재다! 오히려 잘 되었다, 이젠 환승없이 바로 종점으로 가면 되는 새옹지마.
그래서 한영형이 소요산역앞에서 13분 정도 밖에 기다리지 않으셨을 것이다.
네이버의 [약초천국]에 문의해 놓았는데 버섯은 워낙 종류가 많고
같은 종이라도 변종도 심하고 오래 되고 하면 알아 보기가 힘들다고 했다.
동정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는데 아무래도 瞳程이 아닌가 싶다.
한자 병기가 반드시 관철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한글로만 써놓으면 당췌 무슨 소린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눈과 눈:, 말과 말:, 발과 발: 등 장단음의 구분은 불가하다.
한자어도 장단음이 다른 때에는 반드시 국한혼용이 되어야 알아 보기가 쉽다.
이건 운지버섯(구름버섯)이다. 동네뒷산 같은 곳에서 쉽게 볼 수 있음에 불구하고
항암효과가 영지버섯에 버금간다는 얘기들이 많다.
버섯은 바싹 말려야 항암 성분이 증가한다고 한다. 그 후 냉동보관하여 필요한 만큼만
그때그때 꺼내서 달여 먹으면 된다.
운지가 참나무에 열리네. 벚나무에 주로 열리던데.......
이건 아마 적색손등버섯인 것 같다.
이건 오래 되니까 무슨 사진인지 알 수가 없네.
돌에 구멍이 났다고 신기해서 찍은 건가?
임도근처라서 그런가? 돌로 널찍한 장소를 만들어 놓았다.
구름버섯처럼 생긴 버섯에 밑면(자실체)이 제각각으로 다른 것이 많다.
이건 일반적인 식용버섯처럼 자실체가 세로로 골이 나 있는데 또 다른 것들은
자줏빛으로 매끈한 감촉을 가진 것도 있고, 아주 세밀한 털이 나 있어 뽀송한 느낌이
나는 것도 있다,
모두 다 갓(윗면)은 살색 혹은 연한 흙색으로 모양이 비슷하다.
이건 아까시재목버섯 비슷하게 생겼는데 자실체가 구멍이 송송 뚫린 것 처럼 보인다.
약초천국에 문의해 놓았는데 답이 신톧찮다.
조개껍질처럼 생긴 버섯이라 해서 이름이 아마 조개버섯인 듯 하다.
언뜻 본 것 같은데 다시 공부를 좀 해봐야 하겠다.
아마 자실체는 뽀송뽀송한 털이 융단처럼 있는 것이리라.
아주 푸짐한 점심으로 허기를 면하게.......하는데
한영형이 별로 안 드신다.
나보고도 많이 먹지 말라고 자꾸 그러셨는데
형수님이 근처에 와 계셔서 같이 점심먹기로 하셨다는 거다.
아까워라~
하산길, 구름따라 정처없이 떠나가는 나그네의 뒷모습처럼
홀연히 멋지다.
초계탕집인데 처음에는 추어탕이라고 잘 못 알아 들었었다.
기름기를 뺀 닭고기는 접시에 따로 나오고 메밀면도 있고
새콤달콤한 시원한 육수에 갖은 채소가 들어가 있으며
닭고기를 넣어서 먹든 그냥 소금에 찍어 먹든 별미였다.
처음 본 맛이다. 형네 가족은 옛날 전곡에 살 때부터 단골이었다고 한다.
포천의 신북온천 근처의 초계탕집. 이름은 모르겠다.
대구에 오니 "단술"이라고 했고 서울에는 "식혜"라고 했다.
감주라고 제대로 써놓은 걸 보니 반가웠다.
이 날의 약초산행은 새끼손가락 손톱만한 것 4개 가져온 것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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