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막골에서 쑥을 뜯고 돌아오는 길에 무를 샀다.
지난 번에 배추김치하고 무김치를 담글 때 무가 좀 적은 듯 한데다가
부추김치도 그렇고 배추김치도 속이 좀 많이 묻어 있어 모양새도 그렇고
덜어 내어 무에 버무려 무김치를 더 담그면 좋을 것 같아서였다.
퍼뜩 저녁을 챙겨먹고, 무하고 쑥을 씻고 절이고 해야 할 판인데
친구 놈 전화가 온다. 9시정도밖에 안되었는데 혀가 벌써 꼬여있다.
무를 씻고 쑥을 물에 담가 놓기만 하고 나가려고 하는데
그 새 또 재촉이다. 무를 소금에 절이지도 못하고 그냥 물에 담가 놓고
쑥도 물에다가 풀어 놓은 상태로 집을 또 나섰다.
저녁때 바쁘다.
사기막골에서 집으로 다시 종각으로.
다행히 7018번 버스가 도착해서 시간지체없이 종각근처에 다다를 수 있었고
전화를 하니 술에 취해서 장소도 제대로 알려 주지 못하고
동료인가 누군가 전화를 바꿔주는데 역시 알아듣지 못할 말이다.
다시 친구놈한테 전화를 하니, 잠시 후에 장소를 알려 주겠다고 한다.
이건 아무래도 뭔가 잘못되었다 싶다. 주인을 바꿔주면 바로 될텐데......
역시나 모두가 너무 취해서 합류하기가 힘든 상태인 모양이었다.
대체로 짐작하고 다시 집으로 간다는 문자를 넣었다.
한편으론 다행이었다.
무도 바람들기 전에 씻은 후에 썰어서 염장을 해놓아야 하고
쑥도 마르기전에 씻어 흙을 다 털어내고 제대로 물기를 빼야 하는데
그게 시간이 여간 걸리는 일이 아니다.
바람맞는 덕분에 저녁먹고 산책하면서 소화시키는 셈치고
무하고 쑥을 손질한 시간을 벌었으니 전화위복이다.
종각역에서 기다리다 삼성건물을 찍으며 소화를 시킨다. 이 각도 저 각도......
열심히 사진찍어가며.......
귀갓길 홍제역에서부터 집까지 걸어오며 밤이 되어 고요한 홍제천의 물에 비친 모습들을
잡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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