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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 경북칼국수집과 왕십리 선술집

청량리 배추 칼국수 집에 가자는 복민의 연락이 왔다.

그렇잖아도 패이스북에서 그 친구가 안내 글 올린 것 보고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흔쾌히 동의를 하고

덜 복잡한 시간대라고 생각하여 1시에 만나기로 한데다가

이십분을 지각해서 느긋하게 생각하고 갔더니

우리 앞에 3손님이 밖에서 기다리고

우리 뒤에도 다섯 손님 정도가 줄을 선 것도 아니면서

서로가 암묵적으로 순서를 세우고 있었다.

약간의 신경전도 하면서.

합석은 당연했고, 기다리던 손님들도 우리한테 합석을

채근하며 밖에 서서 자기들을 불안하게 하지 않았으면 하는

눈치였다.

끼어서 앉아 있으면서 우리 칼국수가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눌러놓은 국수가 다 떨어졌는지 다시 홍두깨질을 하고

그 와중에 주인며느리는 같이 간 후배녀석과 눈인사를 하고.

얼마 뒤에야 우리 차례가 되어 그릇을 받았다.

우리 앞에 덩치가 좀 큰 양반의 그릇은 아예 세숫대야다.

우리 것은 그것보다는 좀 작으나, 여자손님들 것보다는 큰 것이었다.

그릇 모양이 밑으로 가면서 좁아지지 않는 넓은 그릇이었고

여자손님들 것은 밑으로 내려 가면서 좁아지는 것이었다.

단골들이야 양을 알아볼 터이니 맞춤형으로 제공을 하고

기본적으로는 남자와 여자의 양을 구별하여 내왔다.

내심 걱정이었다. 난 국수를 무진장 좋아하기 때문에

큰 그릇에 주지 않고 기본적인 남자그릇에 주면 어쩌지?

아니나 다를까 썩 많지 않은(내 기준으로) 양이 나왔다.

일단 복잡하고 바쁜 곳에서 뭐라고 얘기달기가 그래서 그냥 먹었다.

우리를 거의 끝으로 이후에는 손님들이 많이 몰리지는 않았다.

덜 복잡한 채로 편하게 먹으려면 오후 3시나 되어야 한다는 후배의 설명이 있고

우리는 또 머리를 박고 후루룩 쩝쩝하기에 바빴다. 뜨거움은 문제가 아니었고.

국수의 국물만 남을 무렵, 주인아저씨의 아름다운 한마다.

"더 드릴까요?"

아흐~! 당근이지요.

"아 예.....고맙습니다"

보통 사람들의 한 끼 정도의 국수가 더 나오고

반씩 덜어서 먹었다.

그제서야 세상의 모든 사물들이 제 자리를 찾아서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계속 둥둥 떠 다니더니.

복잡해서 이 곳의 풍경을 사진에 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청량리 성바오로병원 주차장 한 켠에 자리잡은 비좁은 "경북칼국수"

주인장 할매는 단양이 고향인데 영주하고 죽령을 경계로 붙어 있으니

왕래가 있었던 듯하다.

지금은 아들과 며느리가 주로 하는 것 같다고 후배가 알려 줬다.

한켠에 빵을 만드는 밀가루포대와 중력밀가루포대가

교대로 쌓여 있는 걸 보니 반죽하는데 특이하게 섞어서 쓰는 것 같고

콩가루도 섞는 다고 설명을 해주는데

홍두깨나 손에 붙지 말라고 콩가루는 그냥 뿌려 가며 누르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특별히 들어가는 것은 없고 어린 배추가 왕창 들어가 있고

탁자에 둔 양념장이 적당히 간을 해서 괜찮고 배추김치 내어주는 것이 다인데

과연 식당은 그렇게 입소문을 타고 돈바람이 불어드는가 보다. 부럽네~

한그릇에 5천원. 더 달라면 더 준다.

배를 좀 꺼지게 해야 하므로, 일단 경동시장 구경에 돌입했다.

워낙 많이 와 본 후배의 안내를 받으며, 여기저기를 구경하다가

원래 오늘 나올 때 청계천문화관에 가보고 싶었던 터라 그곳게 가자고 했다.

역시 그 친구는 거기도 다녀왔다고 그랬다.

그래도 기획전은 자주 바뀌는 것이니 구경할 거리가 있을 것 같아서 함께 그리로 향했다.

막힌 공간이라 그런지 눈이 아프고 몸이 지쳤다.

청계천의 복원한 판잣집과 문화관을 둘러보고 동묘까지 걸으면서

막걸리집을 찾아 가 보았다.

역시 후배녀석의 머리 속의 지도는 이미 그곳도 꿰고 있었으므로

어렵지 않게 몇 개의 후보식당들을 헤치고 한 곳을 정하여 자리잡았다.

근처의 다른 집은 한산한데 유독 그 집만 바글바글했다.

거기서 몇 잔 하고 또 다른 후배도 불러서 인도네팔 음식전문점으로 가서

별미를 구경하고선 귀가.

해장국으로 유명한 왕십리 대중옥에 갔을 때, 보였던 높은 건물이 바로 이 것이었다.

이것을 이정표 삼아 허름한 주막집을 차아서 이동. 롯데에서 세운 것이라 하는데 멋지네.


우리가 앉았던 선술집 벽의 낙서들.

아이러브 김ㅇㅇ이라고 써놓은 중앙 윗쪽의 낙서에 눈이 가서

누굽니까 하고 물으니 단발머리 아줌마가 자기 란다.

짧은 시간에 그렸을텐데 제법 괜찮네 특징을 잘 잡아냈다.


마시던 중에 전화가 와서 받는 후배. 전화기가 완전히 합판이다.


저 시커먼 안 쪽에 자리들이 더 있는데 모두 꽉 찼다.

이 집의 이름이 개미수퍼인데 아마 옛날이름인가 보다.

술집인데 무슨 놈의 수퍼?


설마 창문 하나에 1개 세대는 아니겠지?

희한하게 생겼다. 잠만 자는 독서실같은 분위기


어지러온 통신선


오래된 타일 건물



왕십리를 벗어나 종로쪽으로 나와, 인도네팔 음식점이 유명하다고 가보자 해서

갔던 곳. 양고기요리(위)와 화덕에 구워낸 빵(아래). 빵에다가 양고기를 싸서 먹어도 괜찮고

그냥 양념즙만 찍어서 먹어도 좋았다. 크게 강한 향신료도 아니었고 먹을 만 했다.


동대문의 밤 풍경


인사동 쪽이다.

난 노대통령의 생존시에도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았고

집권기에 항상 시끄럽고 나라 경제도 제대로 못 챙기는 듯 해서 싫어한다.

죽은 후에 사람들이 더 난리다.

주변사람들의 많은 허물을 덮어쓰고 갔는데 무슨 놈의 영웅인 것 처럼 한다.

지금이라도 죽음과 바꾼 비리들을 밝혀서 추종자들의 코를 납작하게 했으면 좋겠다.

아무리 누가 뭐라해도 이 땅은 노무현과 같은 좌파들이 아니라

보수우익들이 목숨과 열정으로 지켜온 나라다.

요즘의 작태들을 보며 한심하다. 좌파운동권들의 영향을 받은 젊은 세대들의

무분별한 행동도 가관이고.

촛불집회만 생각하면 분노가 치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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