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울둘러보기

청계산 근처를 걷다 헌인릉으로

그저께 분당 불곡산 정상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이 찜찜하여

확인하러 나섰다가 피곤하여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다.

대신 청계산에서 된장에 절인 고추를 샀다.

아직 덜 익었다고 하는데 집에서 익으면 먹지 하고 달라고 했다.

이 달 말 쯤 먹으라고 하는데 집에 와서 보니 몇 개는 익은 듯도 하고.

청계산 앵두나무집의 된장절임고추는 정말 좋다.

벌써 몇 해 째 조금씩 사서 먹고 있는데 만족한다.

청계산은 공사를 하는지 옛골에서 입장은 금하고 있다고 했다.

많은 이들이 발걸음을 돌렸다는데 다른 길이 있으니

뭐 못 올라 갈 것도 없지만, 본래의 목적이 고추를 사고 나서

분당 불곡산으로 가려고 했으니 나야 뭐 서운할 것도 없었다.

성남으로 나가는 길에 번듯한 묘역이 대왕저수지 맞은 편 언덕에 보이길래

그 길로 접어 들어 묘도 살펴 보고, 언덕을 넘어 들어가니

성남시 고등동 저푸리 마을을 지나 등자리로 이어지고

서울공항이 나왔다.

새로 지은 집들도 있고 시골스런 모습이 정겨운 집들도 있고 한

참 정감있는 동네였다.

서울공항 버스정류장에서 세곡동행 버스를 타니

좀 가다가 운전기사가 종점이라고 내리란다.

"아니 세곡동 안 갑니까?

"여기가 세곡동입니다"

머쓱해서 내려서 사방을 살펴 보니 세곡동 사거리라

수서, 송파, 양재, 성남으로 뻗어가는 사거리 교통의 요충지라.

양재대로로 이어지는 버스를 타고 보니 헌인릉 정류장이 보여서

옳다구나 싶었다.

언제 한번 가봐야지 하던 곳이었다.

그런데 가서 보니 뭐 별 것도 없고 하여 그냥 밖에서 안내문만 보고

재실 좀 들어가 보고선 발걸음을 돌렸다.

전기톱날 돌아가는 소리 같은 게 들려서 보니

길가에 낙엽 청소하는 기계였는데

강한 바람을 불어내 낙엽을 날려 버리는 것이었다.

처음 봤다. 신기하였다.

그렇게 적당히 피곤한 하루의 걸음을 접고 집으로.

청계산의 산행길이 이렇게 많았었나?

나중에 한번 국사봉쪽으로 해서 긴 길을 걸어 봐야 하겠다.


세곡동사거리에서 3정류장 지나 헌인릉정류장에서 내려서 가다보니

고풍어린 한옥이 아름다워 뭔가 봤더니 봉향회라는 헌인릉의 재실.

들어가 봤는데 사람들이 방안에 있었다. 추울텐데.....

난로 피우고 있었겠지.....


헌릉과 인릉으로 나뉘는데 보이는 곳의 언덕에는 인릉이 있다.

순조와 왕후의 무덤.

태종과 왕후의 무덤은 잘 안 보였다.



왼쪽 묘역이 인릉, 오른쪽 묘역이 헌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