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날 남양주 다산길을 걷는, 성철형님한테로 한영형님의
문자가 왔다.
"7시 30분 창동역 집합"
도봉산역에서 9시쯤 만나서 8월 동문 정기산행 자리 사전답사 해보자고 했는데
방향이 급선회된 셈이다.
토요일날 복민이하고 다산길을 걷고 술도 펐는데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 날 수가 있는지가 문제였다.
결국 못 일어 났다.
아니 정확하게 얘기하면 일찍 일어 났었는데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서
다시 자고 일어나니 시간을 맞출 수가 없었다.
그러나 영지버섯을 따러 가는 길이라 욕심이 났다.
한영형께 연락을 해보니 혼자서 갔다고 했다.
나중에 성철형님께 웬일인가 물어보니 제사 지내고 음복을 과하게 해서
늦잠을 잤다는 것이었다.
도봉산에 미리 가 계시라고 하고 소요산으로 향했다.
지리한 빗속에 맑은 하늘 보는 것이 오랜 만이라서 반가웠다.
약 2시간후에 소요산역에 도착
소요산역 주변에 웬 사람들이 이렇게 많나? 아마 오랫동안 내리는 빗속에서
이 날을 애타게 기다렸던 사람들인가 보다.
소요산역에서 버스로 2정류장 북쪽으로 와서 "종합마트"라는 가게에서 막걸리를 사면서
물어 보았다. 아침에 키큰 양반이 막걸리 사 갔느냐고? 한 통 사 갔다고 했다.
그래서 난 포천막걸리 큰 걸로 하나 사서 올라 오다가 뒤돌아 보며 가게를 찍어 두었다.
지난 번에 성철형과 경우형하고 한영형 양래하고 같이 왔을 때는 "중국성"에서 잔치를 벌였었지.
벌써 누가 휩쓸고 지나갔기에 영지버섯 꼬다리만 남았다.
그래서 헛걸음 할 수는 없으니 최대한 바짝 뿌리 쪽으로 가위를 갖다재고 잘랐다.
이건 무슨 버섯일까?
여기도 아마 한영형이 미리 자른 영지버섯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영지버섯과 언뜻 비스해 보이는데 식용아 아니라고 한다.
차가버섯. 러시아에서 많이 난다고 하는데 항암효과가 엄청나다.
거의 만병통치약처럼 되어 있다.
검색하고 다음카페의 "지식"에 묻고, 네이버의 "약초천국"에 올려 보니
참나무혹, 암덩어리 등으로 먹지 못하는 것이라 하고 차가버섯은 자작나무 혹은
드물게 박달나무에 생기는 것이라는 답이 왔습니다.
결론은 위의 것은 차가버섯이 아니라 참나무혹(참나무혹버섯과도 다른 것)입니다.
복잡한 도로가 시내보다 산속의 계곡이 깨끗하고 조용하고 좋아 보여서
이 쪽으로 오시라고 하렸더니 불통지역이다.
어쩌다 통신이 된 상태에서 지난 번 계곡 그 자리에 있다고 하셔서 그리로 합류
한영형이 가져 오신 버섯책에 참고표시란을 보면, 빨간 해골이 그려져있다.
이 버섯은 보기에는 식용처럼 평범하게 생겼는데 맹독이 있다는 뜻이다.
무섭다.
한영형이 산더덕을 막걸리에 탔다. 신선놀음이다.
허공에 들고 찍은 적하수오(위)와 산도라지(아래)
간버섯도 요즘 자주 눈에 띄고, 운지버섯(구름버섯)과 비슷한 갈색꽃구름버섯도
책의 참고란에 "삼지창과 식칼"에 빨간사선이 있는데 식용은 아니라는 표시다.
맹독성은 아닌데 이건 뭘까? 들기름에 볶으면 괜찮다는 설명도 어디에 있던데......
버섯은 조심스럽다. 한영형님도 작년에 아래 위로 토하고 난리가 났었다고 했다.
독버섯은 대궁이에 마디가 없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처럼 중앙에 구멍이 뚫린 것은 대부분 비식용인 것 같다.
이걸 보면, 중앙에 구멍이 없으니 식용이 아닌가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운지버섯이다. 흔한 편에 비하여 약효가 굉장하다고 한다.
약용이라는 표시가 눈에 띈다.
말굽버섯이다. 약용표시가 있다.
적색손등버섯이다. 지난 번 에 내가 딴 두꺼운 버섯이 이것인 것 같다.
빨리 화단에 버려야 하겠다. 거름은 되겠지?
그런데 설명에 맹독이니 뭐니 그런 표시는 없다.
그러면 달여서 먹으면 괜찮지 않으려나?
조개껍질버섯도 운지버섯과 비슷한데......
역시 중앙에 구멍이 뚫리지 않았으니 식용인가?
써있는대로, 한영형도 이 버섯이 맛있다고 했다. 얼마나 맛있을까?
소나무밭에서 볼 수가 있다는 젖비단그물버섯. 식용이네.
의혜공주표에서 본 것이 이렇게 생겼던데....주름버섯.
청머루무당버섯도 가운데가 뚫리지 않았고, 식용이라고 되어 있다.
우리 위에서는 삼겹살을 굽고 밑에서는 생닭을 열마리정도 가져 와서 백숙을 하고
온통 난리였다. 펼쳐 놓았던 빨래들을 거두어 들이니 스물스물 우리 자리로 침범해 들어온다.
아랫쪽은 아예 대부대가 왔었다. 할머니, 형제자매, 동서, 아이들.......
한영형은 짐작하기로 1남 3녀 정도의 가족이
장모님 모시고 온 것 같다고 했다.
얼굴들이 닮은 사람들이 두셋씩 있었다.
그새 한영형은 산더덕을 또 발견했다. 넝쿨째인데 나보고 구경하라고 맡겼다는데
능청을 떨어 줬다. 뭘 주신 게 있었냐고? ㅎㅎ
도봉산에 있는 성철형을 만나서 막걸리에 타서 먹자고 타협을 봤다. ㅎㅎ
드디어 도봉산 물가자리에 미리 와 있는 성철형한테로 합류.
중국집에 음식시켜 먹자고 하고, 물 속에 식탁을 만들어 놓았다.
내가 미적거리자 성철형이 다 했다. 미안했다. 그러나 허리가 아파서 ㅠㅠ
성철형은 참 낙관적이고 마음이 넓은 선배인 것 같다.
여러번의 만남에서 얻은 결론이다. 감사한 일이다.
물소리도 시원하고 다 좋은데 물속에 식탁을 펼쳐 놓아야 하는데 그게 문제다.
8월 정기산행때 중국지에서 시켜 먹는다는데 음.......
양철식판이라도 있으면 딱 좋은데
다락원공원지킴터. 중국집 배달이 빨리 안 오나 하고 내다 보는 중.
양장피에 겨자를 너무 넣어서 한영형이 다음에는 반드시 사전에 검사를 받고 넣으라고 했다. ㅎㅎ
고소한 군만두.
막걸리도 시켰고
고량주는 거의 내가 다 먹은 듯
정말 낭만적인 모습
이제 하산
한영형이 준 적하수오와 귀달린 큰 영지버섯을 술 담아 놓은 곳에 보충을 했다.
기대가 많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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