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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이라는 물음에 `사람`으로 답한 1박2일

편견이라는 물음에 '사람'으로 답한 1박2일
안혜상 인턴기자 schoolfq@hanmail.net

지난 16일 KBS 2TV ‘1박 2일-외국인 근로자 특집’ 3부가 방송됐다.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낯선 한국 땅으로 온 아시아 지역의 외국인 근로자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보자는 취지로 마련된 특집이었지만, 시작부터 논란이 많았다.


1부가 방송된 직후, 방송에서 무조건적으로 외국인 근로자들을 미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고 2부에서는 ‘뜨거운 커피 원샷’ 미션과 관련해 가학성 논란이 일었다. 일부 시청자들은 특집이 3부까지 이어지는 데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제작진이 2주 분량으로 3주를 때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3부가 방송된 이후, 특집이 나눠진 것은 마지막의 감동을 위한 일종의 장치였음이 드러났다. 제작진은 출연자들에게 작은 선물이라며 고향 가족들의 영상편지를 선물했고, 출연자들은 그리움의 눈물과 함께 ‘너무나 큰 선물’이라며 제작진에게 감사했다. 하지만 정작 선물은 따로 있었다. ‘두 번째 선물이 있다’는 말에 방으로 들어간 그들 앞에는 그토록 그리던 ‘가족’이 있었다.

7개월 전 네팔에서의 모습이 마지막이었다는 까르끼는 아내와 두 딸을 보자마자 무너져 내렸고, 밖에서 지켜보던 강호동은 그의 뒷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울며 자신에게 안기는 아내를 토닥이고 딸의 볼에 입을 맞추는 그는 남편이자 아버지, 가장이었다.


방글라데시에서 아들을 보러 온 칸의 어머니는 아들을 보자마자 얼굴을 맞대고 눈물을 쏟았고, 아낄(파키스탄)의 어머니는 ‘고생하는 손’이라며 아들의 손에 연신 입을 맞췄다. 안쓰러움과 미안함으로 자신을 바로 보지 못하는 아버지를 예양(미얀마)은 끌어안았고, 쏘완(캄보디아)은 태어난 지 두달만에 곁을 떠나야만 했던 딸을 품에 안았다.

‘1박 2일’측은 약 2달여 전부터 기획을 시작, 한 달 가까이 출연자들의 가족들을 수소문했고 일일이 가족들을 방문해 한국에 올 수 있도록 여권과 비자 발급을 도왔다. 한국에 도착한 이후에도 더운 나라에서 살던 이들의 건강을 고려해 내복과 방한복을 챙겼고, 서울 관광 코스를 마련해 방송 이후에 이들이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했다.


‘못 알아들어도 무슨 말인지 다 알 것 같다’는 은지원의 말처럼 그들은 외국인 근로자이기 이전에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품은 한 사람이었다. 제작진은 출연자들은 물론, 출연자들의 가족들, 시청자들에게도 가장 따뜻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선사했다. ‘1박 2일’은 편견이라는 물음에 ‘사람’으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