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를 마치고 숙대입구 근처의 분식집을 확인해 보고 싶었다.
언젠가 한번 배가 고파서 급하게 뭘 먹어야 한다면 가볼까 해서
며칠전 사진으로는 담아 놓았으나 정확한 장소가 기억나지 않았다.
이리저리 헤매는 중에결국은 찾지 못하고
그냥 중국집이 눈 앞에 서 있었는데 느낌이 좋았다.
들어가 보자.
얼마 전 삼각지역에서 숙대입구족으로 오는 길목, 미군부대 담벼락 바깥
어느 쯤에 있는, 화상이 한다는 중국집을 간 적이 있다.
주변에서는 꽤 이름이 알려진 곳이었지만 내가 보기엔 전혀 흉내만 낸
장사아치에 불과한 것이라 판단하였다. 실수일 수도 있으나
화상의 정신은 결단코 아님을 안다.
이 숙대입구 버스정류장 근처의 중국집 덕순루를 들어가 보니
역시나 중국상인인 화상이 하는 중국음식점답게
엽차가 나온다. 젓가락은 길다랗고 붉은 예의 그 중국집 젓가락이다.
짬뽕의 가격도 더 싸다. 4,500원.
양도 더 많다.
할아버지의 한국발음이 어눌하다.
역시나 부부끼리는 중국말을 한다.
좀 있다가 한 구석의 작은 방에서 나온 소년이 내 옆의 난로에서
몸을 녹인다.
손자쯤 되는 것 같다.
그러넫 할아버지가 손자를 보고 한국말을 하신다.
잠시후 들어온 할머니도 손자에게 한국말로 말씀을 하신다.
무슨 일로인가 500원짜리 얘기를 하시면서 노부부가 중국말로 심하게 다투신다.
소년이 중국말로 뭐라고 몇 마디 하긴 한다.
보자~
이게 뭘까? 그렇지 저 소년은 친손자가 아니고 외손자다.
외손자면 사위가 한국사람일 가능성이 많고 그렇다면 한국사위가 아이한테
중국말 보다는 한국말을 우선시했을 것이므로 지금까지의 짧은 상황에 대한
정리가 가능하다.
음식을 먹고 가격을 치르면서
"할머니 아까 그 꼬맹이가 할머니 친 손자예요?"
"아뇨 외손자예요. 친손자는 여기 없어요"
역시나 내 예상이 정확하게 적중을 했다.
친손자들은 중국에서 혹은 대만에서 자기나라 교육과 말을 열심히 배우고 있으리라.
저런 세계 최고의 자존심과 중화사상이 중국의 저력이다.
남을 탓할 것 반이 아니라 강한 정신력과 자존심을 배우고 단련해야 할 일이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배울 것은 배우면서 극복을 해야 진정으로 이기는 것이다.
미국 일본에 대한 우리의 감정이 그러해야 하고
중국에 대한 감정 또한 그리해야 한다.
우리나라에 와서 배우고 간 중국학생들이 많다고 해서
거기에 한참을 머물러 보라.
바로 천길 낭떠러지로 처박히리라.
변하자.
숙대입구역과 버스정류장에서 삼각지쪽으로 좀더 내려와야
한강대로 80길이 있다. 이 골목안이다.
이 모서리는 인사동이라는 호프집이 2층을 차지하고 있고
1층은 강남동태찜이다.
미군부대 담이 저 멀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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