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은 전혀 못 두지만 학생시절에 박치문씨의 관전평이 너무 재미 있어서
바둑복기는 보지 않고 관전평만 읽은 기억이 난다.
이 양반이 원래 조선일보인가 한국일보에 연재를 했는데
중앙일보로 옮겼었구만.
그 당시에도 이미 어딘가로 옮긴 것은 같았다.
[뉴스 클립] 바둑이야기-제1회 응씨배 결승전 ①
[중앙일보] 입력 2011.09.28 00:01 / 수정 2011.09.28 00:01종주국 신흥고수 녜웨이핑, 바둑 변방의 강자 조훈현과 만나다
박치문 바둑전문기자
#1980년대 상황
중국 바둑은 문화혁명 때 박해를 받고 지하로 숨어들었으나 덩샤오핑(鄧小平)이 실권을 잡으며 되살아났다. 일본과 중국의 일류기사가 단체전으로 맞붙는 중-일 수퍼대항전이 84년 시작됐고 여기서 녜웨이핑이란 대스타가 탄생했다. 그는 당시 한국기사들이 하늘처럼 떠받들던 일본의 최강자들에게 무려 11연승을 거둔다. 중국은 녜웨이핑의 활약에 힘입어 일본을 8대7, 9대8, 9대8로 3년 연속 이긴다.
#녜웨이핑과 중국 바둑
“농장의 생활은 지옥 같았지만 그곳 광활한 평원에서 낙조를 지켜보며 나는 두 가지 큰 선물을 받았다. 대자연의 신비한 장관 앞에서 슬픔과 외로움, 은혜와 원수 등은 하잘것없었다. 나는 시련 속에서 투지와 끈기를 배웠고 대자연 속에서 심성이 정화되는 것을 느꼈다.”
문화혁명이 끝나고 중국과 일본의 국교가 열리면서 일본은 중국에 바둑외교를 펼친다. 일본의 많은 고수들이 중국에 가 바둑을 지도했고 드디어 중·일 수퍼대항전이 시작됐다. 87년 11연승을 해낸 녜웨이핑이 귀국할 때는 고위 당국자들이 공항까지 마중 나왔다. 중국의 자존심을 세운 녜웨이핑은 국민적 영웅이 됐고 덩샤오핑의 총애를 받았다. 그는 정부로부터 ‘기성(棋聖)’ 칭호를 받았다. 우칭위안(吳淸源) 이래 살아있는 사람에겐 결코 쓰지 않았던 ‘기성’이란 칭호를 녜웨이핑이 차지한 것이다. 그리고 서열 400위 안에 드는 고위직 공산당원이 됐다.
훗날 돌아볼 때 녜웨이핑이 돼지우리 당번 시절의 초심을 잊지 않았더라면 조훈현은 녜웨이핑을 꺾을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녜웨이핑은 그만큼 강했다. ‘철의 수문장’이라는 별명 그대로 묵직하면서도 두터운 기풍의 그는 후반으로 갈수록 강해진다. 하지만 그는 이제 기성이 됐고 권력의 측근이자 고위직이 됐다. ‘교만’이라 불리는 승부의 천적이 그를 조금씩 갉아먹고 있었다. 녜웨이핑은 또 굉장한 술꾼이다. 점심 식사 중에 40도가 넘는 독주를 한 병씩 마신다.
#조훈현과 한국 바둑
하지만 아무리 타이틀을 휩쓸어도 세상은 알아주지 않았다. 조훈현은 목표를 잃었다. 내일이 도전기인데도 밤을 꼬박 새우며 ‘놀이’를 즐기다가 오전 9시에 대국장으로 달려가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러다가 조치훈이 일본에서 명인이 됐다. 4년 후배 조치훈의 명인 타이틀 쟁취 소식은 모든 일간지 1면을 톱기사로 장식했다. 조훈현의 국내 11개 타이틀 ‘전관왕’ 소식은 구석자리 단신이었다. 이 차이가 바로 한국 바둑의 현주소였다. 1980년 금의환향한 조치훈과의 두 차례 대국에서 조훈현은 연패를 당한다. 사람들이 소곤거렸다. “상대가 안 되네. 조치훈은 대국 자세도 참 훌륭하더라.”
술을 한 방울도 못하는 조훈현은 80년 12월 31일 밤, 제야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종로에서 소주 두 잔을 연거푸 마시고 대취했다. 앞이 안 보여 벽을 붙들고 기어서 여관에 도착했다. 슈코의 말 그대로 한국 바둑은 ‘진흙 밭’에 불과했다. 깊은 슬픔, 깊은 상처가 그를 훑고 지나갔다. 한 가지 다행이라면 조훈현의 내면 깊은 곳에서 새롭게 투지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대결 전야
‘누가 세계 최강자인가’.

독자와 함께 만듭니다 뉴스클립은 시사뉴스를 바탕으로 만드는 지식 창고이자 상식 백과사전입니다. 뉴스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e-메일로 알려주십시오. 뉴스클립으로 만들어 드립니다. (newsclip@joongang.co.kr)
'스크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타민제가 조기사망 위험을 높인다-조선일보에서 (0) | 2011.10.12 |
---|---|
카레의 큐커민이 항암작용 한다-조선일보에서 (0) | 2011.10.10 |
애견의 역사-조선일보에서. 별 걸 다...... (0) | 2011.09.25 |
너무 멋진 연꽃이야기와 그림 (0) | 2011.07.29 |
과일과 채소의 구별법 (0) | 2011.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