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모습

태어나지 못한 생명이여

바람처럼 구름처럼 2012. 3. 6. 10:32

서울방송(SBS)의 강심장이라는 방송을 보다가

연예인 박은혜와 박경림의 유산 관련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십년도 넘었던, 나도 마누라가 있던 시절 임신을 하게 된 아내가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아보니, 9할은 정상인데 1할이 기형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고, 그 여자는 나를 보고 나의 총각생활에 문제가 있어서

그렇다고 했다.

그 당시는 아주 괘씸해서 임신이 된 태아(?)에 대하여 미처 생각을 못 했었다.

수녀가 될 운명이 꿈에서 다가 온 사실이 있었다는 얘기르 기억하고 있었던 나는

도대체 천주교를 믿는 여자가 어떻게 낙태를 하겠다고 하는지 참 한심하고

잘못된 사고방식을 어떻게 고치는가 많은 고민을 했었다.

처음에는 달랬었는데 다투고 난 후에 기어이 아이를 지웠다는 소리를 듣고서는

그 여자와 이혼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겼다.

지금 생각해도 괘씸하다. 늦은 결혼이고 장남이라서 그토록 아이를 빨리 가지자고

얘기했었는데 가임기간을 피해서 부부관계를 가져 왔던 그 여자에 대한 생각은

지금도 떠 올려 보면 아주 괘씸하디.

서론이 길어 졌다.

방송에서 유산얘기를 들으면서, 문득 세상에 나와 보지도 못하고 사라진

내 씨앗에 대한 연민이 고개를 들었다.

너를 위해서 내가 좀 더 현명했었다면, 아내를 교육시키고 썩어 빠진 정신상태를

어떻게 고쳐야 할 것인가 고민하기전에 너르 보호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내가 너무 못 났었구나.

사람도 동물인지라 가장 큰 본능은 종족보존인데 그리고 사실 모든 행동은

종족보존의 본능에 연결되어 있는 것인데도 난 내 본분을 다 하지 못했구나.

태어나서 조국과 민족을 위한 일에 종사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

김구선생이나 안중근의사처럼 내 나라 내 조국에 감사하고 당당하면서도

반듯한 아리로 키우고 싶었다.

이승만 대통령처럼 현명하고 박정희 대통령처럼 지극한 정성으로 나라를 위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었는데, 정말 미안하다.

떠지지도 않았을 눈을 영원히 감은 내 아이야.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