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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익과 우익, 진보와 보수(퍼온 글)

바람처럼 구름처럼 2011. 1. 4. 20:06
사회
종합

"진보 교육감은 틀린 말… 좌경 교육감으로 불러야"

양동안 교수

'진보' '보수' 용어 문제 제기 나선 양동안 교수

"'진보 교육감'이란 말은 적절하지도 정확하지도 않은 용어입니다. 사회주의자는 아니지만 사회주의에 기울어져 있으니 '좌경(左傾) 교육감'이라고 지칭하는 것이 맞습니다."

대표적인 '우익 정치학자'인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가 현재 한국사회에서 관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진보(進步)'와 '보수(保守)'라는 용어가 잘못 쓰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양 교수는 그동안 진행해 온 이념·사상 용어 연구를 담은 '한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사상용어의 이해'를 이달 말 발간, 본격적인 문제 제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3일 본지 인터뷰에서 "좌익에서 지칭하는 '진보'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서 마치 객관적인 용어처럼 사용되고 있는 것은 매우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1988년 '이 땅의 우익은 죽었는가'라는 글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던 양 교수는 한국현대정치사와 사상사를 연구하며 '정치적 정통성 연구' 등의 저서를 썼다.

양 교수는 "현재 쓰이는 진보·보수라는 말은 가치중립적 용어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진보란 사전적으로 '정도나 수준이 나아지거나 높아진다'는 의미이므로 긍정적인 함의(含意)가 들어 있다. 반면 보수에는 '고집이 세고 변화를 거부한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있다.

이 때문에 선거에서 '진보'임을 내세우는 후보들에 대해 유권자는 무의식 중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게 된다고 양 교수는 지적했다. "평등을 확대하는 사회주의적 정책인 전면 무상급식이 반드시 '진보적'인 정책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교육에서 경쟁 원리를 강조하는 정책 역시 '보수적'인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진보' '보수'라는 꼬리표를 달고 나오면 처음부터 그런 인상을 받게 됩니다."

그럼 왜 우리 사회에서 이런 용어가 쓰이게 된 것일까. 19세기 후반 사회주의자들은 '낮은 생산양식(자본주의)으로부터 높은 생산양식(사회주의)으로 이행하는 것'을 '진보(progress)'라 규정했다. 양 교수는 "이것은 좌익의 시각일 뿐 결코 객관적인 용어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좌익 운동권 세력은 자신을 스스로 '혁명세력'이라 불렀습니다. 하지만 국내 민주화가 이뤄지고 동구 사회주의권이 와해하면서 이 용어는 너무 과격하다는 전술적 고려에 따라 자신을 '진보세력' '개혁세력'이라 지칭하게 됐습니다."

이러다 보니 우익 세력은 특별히 자신에게 타이틀을 붙인 적도 없는데 어느덧 '보수'가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는 "사상을 달리하는 정치세력은 '좌익(左翼)'과 '우익(右翼)'으로 호칭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익(翼·wing)'이란 사상적 경향이 동일한 세력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진보 교육감'으로 불리는 사람들은 사회주의 혁명에 동조하는 세력은 아니기 때문에 '사회주의적 사고를 수용한다'는 정도의 의미에서 '좌경(left-leaning) 교육감'으로 부르는 것이 맞다고 양 교수는 말했다.

그는 "'좌파 교육감'이라고 한다면 꼭 들어맞는 말은 아니지만 '진보'보다는 훨씬 나은 용어"라고 말했다. 반면 이들과는 상반된 입장에서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옹호하는 교육감들은 '보수 교육감'이 아닌 '우파(右派) 교육감'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