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길 3차 탐방(2010. 9. 7.)
순례길 못다 가 본 선열들의 묘역을 검색하는데 빠져 있다가
고용지원센터의 스트레스상담 약속을 깜빡해서
없는 살림에 택시타고 날아가서 겨우 시간을 맞추었다.
집에 오니 4시.
가만 생각하니 안되겠다. 비 맞으며 걸어본 경험이 있으니
까짓 날씨야 관계있나 하고선 짐을 꾸려서
북한산순례길 마저 돌려고 나셨다.
빨래골로 들어서야 공초 오상순시인의 묘소가 있다는데
버스를 잘 못 타서 또 헤매다가 겨우 확인을 했고
다음 유석 조병옥박사의 묘는 정상적으로 도로로 나와서
다시 올라야 하는데 촌놈 특유의 자존심과 예단으로
산 중간을 가로질러 넘은데다가
그냥 대략 짐작하여 오르다가 "칼바위능선"이라는
정상능선까지 다다러서야 마침 내려오는 분께
물어보니 한참 지나쳤다고 한다.
사실 잘 못 들어선 듯 했고 7시가 가까이 되니
배가 고파 다리가 후들거리고 이틀 연속 강행군을 했었던 탓에
발이 말을 안 듣는 지경에 이르렀다.
성질도 나고 배도 오기가 발동하여
'내가 밤을 새는 한이 있더라도 무조건 찾고 만다'
사실 배가 너무 고픈데도 물만으로 배를 채우니
나중에는 지방이 타는 소리가 다 들리더라.
수동발전전등 열심히 돌려가며 어둠을 뚫고
마침내 유석의 묘소를 확인하고
모처에서 기다리는 후배와 그 친구에 합류를 하러 가는데
택시비만 13,000원이 나온다.
아~씨~
여러모로 성질 죽여야 돈도 절약하고 몸도 절약하는데
다들 명심하자. 성질 죽이자.
늦게 출발을 했고 길을 잃고 헤매는 바람에
현제명선생, 엄상섭선생,
그리고 새로 검색해 본 안현생님(안중근의사 맏딸)
이강 선생(임시의정원 의장)의 묘소와 연산군재실은
내일 다시 확인을 해야 겠다.
이 때만 해도 좀 헤매긴 했어도 오늘 순례길을 모두 마무리
한다는 기대를 가지고 내딛었던 발걸음이었건만
빨래골이 공초 오상순시인의 묘소 오르는 길인데
집을 짓는지 한참 오른 한적한 곳에 웬 시멘트 포대가 쌓여 있노?
구멍이 뻥 뚫린 공초 오상순선생의 묘비석
호와 관련이 있나?
무덤엔 잡초가 가득하고.......
공초가 아니고 '꽁초'로 불릴 만큼 골초셨다더니
무덤 옆에 아예 돌로 만든 재떨이를 장만해 놓았더군
이 묘비석은 이해를 잘 못 하겠다. 누가 해석 좀 해봐라.
다시 대문 걸어 놓고 다시 한번 찰칵
산 속에서 어두컴컴한데 오기가 발동하더라
밤새도록 한번 헤매준다
마침내 찾은 그 곳
후배하고 마신 후에 차타고 나와서
걷다가 발견한 길 건너 사주보는 천막들
실제는 불야성같은데......
이건 이상하네 왜 날짜 시간이 없지?
조절을 잘 못 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