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모습

봄 김치 담기

바람처럼 구름처럼 2012. 3. 5. 13:18

배추를 소금물에 절여 놓았다가 건져서 남은 물기로 다시 좀 더 절인 다음

양념들을 버무려서 김치를 담그려고 했는데

근무일정과 사람 만나는 약속들로 인하여 계속 연기가 되었었다.

며칠 만에 다시 비닐겉봉을 젖히고 열어 본 배추는 고동색으로 변해 가는

잎들이 약간은 상한 듯한 냄새와 더불어 힘을 잃어 가고 있었으나

뿌리 부분으로 갈수록 싱싱함을 잃지 않아 제대로 절여지지 않았음을

말 해 주고 있는 듯 했다.

쪽파와 파래 부추 총각무 등은 냉장고에 넣어두었더니 괜찮은 것 같고.

양파와 마늘, 부추를 현미죽과 더불어 분쇄기에 갈고

멸치액젓으로 한 방울 한 점의 양념도 버리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분쇄기(믹서)를 깨끗이 닦아 냈다.

무 반 개 정도는 채칼로 썰어내고 쪽파도 짧게 잘라 넣고

간 양념과 고춧가루를 보태어 김치속을 준비했다.

파래와 부추가 곱게 갈아졌으니 색이 푸르다.

김치속이 발갛게 먹음직 스러운 것이 아니라 푸르른 싱싱함을 자랑한다.

따로 준비한 부추, 무, 총각무, 배추를 버무린다.

부추를 제일 먼저 버무려 작은 통에 담아 두고

새로운 통을 하나 준비해서

무(무꾸, 무시, 무우)를 잘 버무려 통의 제일 밑에 깔고

그 위에 총각무를 덮으니 한 통이 가득하고

배추 1통을 4등분한 것 중에 3쪽을 버무리니 또 다른 한 통이 꽉 찼다.

큰 숙제를 해낸 후의 뿌듯함으로 이 글을 쓴다.

이건 어제 저녁 양래 만나러 갈 때

청진동 재개발 지역에 그려진 전철역 그림이다. 재미있다.

언뜻 보면 정말 "청진"역이 생긴 줄 알겠네.





이건 남은 양념인데 잔치국수를 말든, 뜨거운 밥을 비벼 먹든

화학조미료를 대신할 명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