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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가 친북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바람처럼 구름처럼
2013. 11. 2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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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11.22 03:00
이석기 의원 내란 음모 재판 출석해 'RO와 北 연계' 증언
증인 李씨 "천안함 사태보며 제보 결심… 난 프락치 아니다"
통합진보당 이석기(51·구속 기소) 의원 내란 음모 사건의 결정적 제보자인 이모(46)씨는 21일 "이 자리에 오면서 갈등했지만 지난 20년간 (나의 활동에 대한) 질문에 거리낌 없이 말하겠다"며 RO의 실체를 낱낱이 증언했다.
이씨에 대한 증인 신문은 신변 안전을 위해 이석기 의원 등 7명의 피고인이 그를 보지 못하게 가림막을 친 상태에서 열렸다. 피고인 가족이나 일반 방청객 출입도 통제됐다. 이씨는 이날 오전 10시 20분 수원지법 110호 대법정에 처음으로 모습을 보였다. 그가 입정(入廷)할 때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벽을 보게 했고, 법정 경위들은 우산 2개를 펼쳐 이씨의 얼굴을 가렸다.
이씨에 대한 증인 신문은 신변 안전을 위해 이석기 의원 등 7명의 피고인이 그를 보지 못하게 가림막을 친 상태에서 열렸다. 피고인 가족이나 일반 방청객 출입도 통제됐다. 이씨는 이날 오전 10시 20분 수원지법 110호 대법정에 처음으로 모습을 보였다. 그가 입정(入廷)할 때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벽을 보게 했고, 법정 경위들은 우산 2개를 펼쳐 이씨의 얼굴을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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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림막 치고 증언… 21일 수원지법 110호 대법정에서 열린 내란음모 사건 6차 공판에서 제보자 이모(중앙)씨가 이석기(오른쪽) 통합진보당 의원 등 피고인들이 이씨 얼굴을 볼 수 없도록 쳐진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RO의 실체에 대해 법정 증언을 하고 있다.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이씨는 '남철민'이라는 조직명을 부여받아 '남형'으로 불렸다. 그는 "남철민의 '철'자는 '철(鐵)의 규율'을 뜻하고, '민'자는 '민중에 복무하라'는 뜻이라고 설명 들었다"며 "다른 조직원들도 '강형' '장형' 등 조직명으로 불렀다"고 증언했다. "RO 조직이 북한과 연계됐느냐"는 검찰 신문에 "그렇다. 조직명은 북한에서 내려 보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RO 조직은 철저한 비밀·점 조직이며 맹목적인 충성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6년에 지휘 성원이 바뀔 것이니 수원 화서역 앞 ○○카페에서 신문지를 테이블 위에 놓고 기다리면 누군가 찾아올 텐데 '지역에서 오셨나요' 그러면 '중앙에서 왔습니다'는 식으로 암구호(暗口號)를 통해 신분을 확인했다"고 했다. 또 "조직 규율을 위반하면 제재를 받는다"며 "2008년 술을 마시고 택시기사를 폭행한 일이 있는데 지휘원(상관)인 이상호(51·구속 기소)씨가 금주(禁酒)하라고 해 2년 반 가까이 술을 먹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2009년 11월 조직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점거 농성을 주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사당역 카페에서 '택(행동 전술을 최종 통보받는 것)'을 기다렸지만 오지 않아 점거 농성은 무산됐다"고 했다. 또 "조직에 가입한 뒤 매달 3만~5만원씩 회비를 납부했다"며 "어떻게 쓰였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그는 "당뇨로 고생하는 상황에서 구속이 뻔한 '조직의 냉혹한 지시'(점거 농성)가 있었고,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에도 맹목적으로 북한 주장을 옹호하는 RO를 보고 가치관이 변해 제보를 결심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재판부가) 일반 상식으로 RO 조직을 예단하거나 판단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상식적으로 이해 못 할 일도 많고 납득이 안 되는 부분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공개수사 이후 나에 대한 신상 털기가 시작되면서 '노름 빚이 있다' '국정원 프락치(첩자)'라고 매도당했다"며 "오늘 증언에 나선 것도 국정원 프락치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기 위해서였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2010년 5월 스스로 국정원 111 콜센터에 신고했고, 2011년부터 지난 9월까지 RO 비밀 모임 등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 47개를 국정원에 건넸다. 이날 이씨에 대한 검찰 측 증인 신문은 저녁 9시까지 11시간 동안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