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길도 걷기대회

다음카페 나길도 5.12.춘계 울트라도보 100 Km 걷기 대회 참가

바람처럼 구름처럼 2012. 5. 14. 15:41

작년 11월초 다음카페의 동호회 "나길도"에서 주최하는

추계 울트라도보 대회 50킬로미터에 도전을 해서

完步를 했었다.

뚝섬유원지에서 출발하여 팔당대교까지 가서 다리를 건너

한강변을 따라 계속 걷다가 잠실철교위로 강을 넘어 뚝섬유원지로 돌아오는

50킬로미터의 여정,

함께 걸었던 고등학교 선배님과 성공적인 마무리를 기뻐하며

주최측에서 마련한 저녁식사를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 나려는데

모든 근육이 뭉치고 붓고 굳고 하여 꼼짝을 할 수가 없었던 기억이 있다.

원래 디스크기가 있어 왼쪽은 엉치뼈 아래 허벅지에서 무릎으로

그리고 다시 아래 종아리로 가면서 근육이 뭉치며 경련 신호가

종종 있었던 터였는데 역시나 그 문제가 있었고

오른쪽 엄지 발가락 뿌리가 심하게 부었고 양쪽 허벅지 윗 근육은

마비가 된 것인지 움직일 때 마다 몸 전체를 잡아 당기는 것이었으니

다음 번에는 100킬로미터 걷기에 도전해 보라는 권유는 그야말로

남의 고통을 모르는 사람들과 신체적 조건이 강한 사람들의 이기적인 발언으로

여겼으니 다시는 50킬로미터 조차 못하겠다는 답을 준 적이 있었다.

이후 나길도의 게시글을 읽던 중, 카페지기의 인간한계를 실감케하는

200킬로미터 완보기를 접하고서는 아~이런 분도 있는데 그 반밖에(?) 안되는

100킬로미터 정도는, 되든 안되든 도전이라도 해봐야 나길도를 아끼는 회원으로서

스스로 좀 덜 부끄럽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도전의 의지를가꿔 왔었고

나길도 카페의 일요빡센도보에 참가하여, 27킬로미터 내지 32킬로미터의

주말 걷기대회에 참가하여

나의 능력보다는 조금 빠른 걸음으로 근력을 기르는 훈련을 간간이해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번 5월 12일의 춘계울트라도보 100킬로미터는

자신이 없어서 참가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가,

최근의 내 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스스로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나라도 해놓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판단아래 전격적으로 신청을 하게 되었다.

남들보다 얇고 약한 살갗, 뼈, 허리통증 등은

물집과 부기 근육경련으로 이어 질 것이 뻔한 것이었으나

'그래 하루에 100킬로미터 걷기를 완성한다면 얼마나 자신에게 자랑스럽고

뿌듯하고 남에게도 더 당당할 수 있을까?' 하는 자위감에

다시금 용기를 불어 넣고마의 [하루에 100킬로미터 걷기]대회에 참여하기로 했다.

그러고 나니 신발고르기가 우선 제일 큰 걱정이었다.

작년에 50킬로미터 참가했을 때 신었던 등산화는 많이 닳아 있기도 하고

좀 무거운 편이어서 먼 길을 걸을 때는 염려스러운 부분이 있었으나,

다른 신발들을 신고 30킬로미터 주말빡센도보에 참가를 해보니,

물집을 잡히게 하거나 살갗이 벗겨지게 해서

혹시라도 다시 울트라도보를 한다면 작년의 그 등산화를 다시 신어야 하지 않을까도 싶어

버리지 않고 그냥 두고 있었다.

현재 일상적으로 신고 다니는 중국산 만원짜리 신발이 있지만 땀 배출이 잘 안되어

짧은 거리를 다니거나 간간이 쉬면서 걸을 때는 몰라도 먼 길 갈 때는 문제다.

작년에 큰 맘먹고 장만해서 아껴 두었던 가죽등산화는

땀배출은 잘 될지 모르지만너무 무겁고 바닥이 좀 딱딱한 편이라

평지걸음에는 오른쪽 발가락 뿌리에 큰 무리가 올 것이 틀림없엇다.

결국 반년이상을 묵힌 오래 신었던 등산화로 낙점한다.

다음은 속옷 문제인데 하의속옷이 그 것이다.

삼각속옷을 입으면 사타구니에 땀이 차지 않아서 좋긴 한데

고무줄이 닿는 부분이 조여서 살이 부풀어 오르고 마침내는 살갗이 벗겨져서 쓰라리다.

사각은 더 문제고.

그 동안 별스럽다는 생각으로 전혀 마음에 두고 있지 않았던 기능성 속옷을 떠올렸다.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옷을 갖춰 입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했던 터라

땀을 배출하느니 뭐니 하는 것은 잘 믿지도 않았고 그냥 장사치들의 상술에 놀아나는

것이라 치부하던 나였으니 말한 나위가 없다.

올해도 함께 했지만 작년에 같이걸었던 선배가, 착용을 권했던 것이기도 하다.

동네시장 등산용품점에 용기를 내서 들어갔다.

별 게 다 용기가 필요하다 싶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구매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들어서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하다.

다른 사람을 따라 들어간 것 외에는 생전 처음 들어가 본다.

거금 만오천원을 주고 사각팬티를 사고 등산양말도 4켤레 만원이라고 하니

아마 국산일 것이라 믿고 구입을 하고선 집으로 돌아와

다음 날의 장도를 위하여 잠을 청했다.

긴장한 탓인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12내지 13킬로 구간별로 도시락과 먹을 거리, 과일, 음료수를 보충할 수 있으니

두어시간 정도만 견딜 수 있는 식량과 음료수만 챙기면 되었다.

게다가 한강변에는 아리수가 있어 물보충이 쉬운 구간도 있다.

양말은 25킬로마다 갈아 신으려고 준비를 했다. 자 이젠 휴식. 그러나,

깜빡 잠이 들어서도 미리 울트라도보 100킬로미터를 걷고 있다.

깨어보니 새벽 3시. 여전히 피곤은 푹 꺼지는 몸을 덮고 있어도 잠을 잘 수가 없다.

아침을 챙겨 먹고 약속장소인 뚝섬유원지로 갔다.

작년과 같이 올해도 십분 정도 지각.

명찰을 확인하고 구간확인지점표도 받고선 진행자가 유의사항을

전달할 때에 화장실로 가서 만반의 준비를 했다.

돌아와 보니 아무도 없다.

오륙십미터 앞에 선두가 보인다.

부지런히 따라 잡으려 출발한다.

기능성 속옷의 구입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걷는 내내 속옷에 생각이 미치면 정말 고마워 하며 걸었다.

평소 이 날 울트라도보의 5분의 1 정도의 거리만 걸어도 걸음마다마다에

느껴지던 쓰라린 고통을 잊게 해 주었으니 얼마나 고마운 줄 모른다.

온 몸 사지에 고통이 내몸처럼 함께 했었던 평소의 기억이 무색한 걸음이었다.

울트라도보 100킬로미터의 여정을 되짚어 본다.

사진기의 시계가 2분 정도 빠르게 간다.

왼쪽편에 학교후배가 진행요원으로 수고를 하면서 참가자들의 사진을 직어 주고 있다.

나도 그 중에 하나.

이 번호는 작년에 받은 번호와 같은 게 아닌가?




작년에 도전했다가 실패해서 재도전하는 분도 계시고

딸과 함께 의미있는 걸음을 하시는 회원분도 계신다.

좋은 선물을 따님께 주고 있다. 이런 좋은 마음씨를 가진 엄마와 딸 모두 미인.


저녁 9시에 출발하는 야간 50킬로미터 참여회원을 제외한

35킬로미터, 50킬로미터, 100킬로미터, 100킬로미터+ 참여자들의 단체사진


화장실 다녀 와서 보니 일행은 저만치 앞서 갔다.

이렇게 뚝섬유원지역을 출발했다.

오늘 뚝섬유원지에는 무슨 행사가 있나 보다.


20분 정도 선두에서 걸으니 잠실대교에 도착


바람에 실려 오던 진한 아까시향이 좋다.

할머니 돌아 가신 날이 양력 5월25일었고 3일후 장사지내러

시골가던 길에 만발했던 아까시꽃.

할머니 뵌 지도 너무 오래 되었다.


잠실대교에서 다시 10분이 흐르니 이번에는 잠실철교


이게 복사꽃은 아닐 것이고 병꽃인가?


이 뽀얀 나무는 산사나무일까?


출발한지 32분후, 잠실철교에서 5분후 올림픽대교에 도착했다.

이렇게 짧은 거리였던가?

올림픽대교에서 9분후 천호대교 도착, 출발한지 41분후.


광진대교는 천호대교와 2분거리. 출발후 43분 경과.


1시간쯤 지나니 구리시에 진입한다.


광진대교에서 32분후 구리암사대교 공사현장 도착. 출발점에서는 1시간 15분 경과.

이 곳에서 선두진인 나와 회원 한 분은공사현장을 빙 둘러 우회를 하고

뒤에 처져서 온 분들은 공사장을 가로질러 직진하는 바람에 거의 우리와 합류를 하게

되어 우리의 김을 빼놓았다 ㅎㅎ

구리시는 낭만적이다. 유채밭에 피어난 태극기꽃


구리암사대교에서 24분후 강동대교 가까이 왔다. 출발후 1시간 39분.


구간확인시간을 보니 이 곳 왕숙천다리밑이 13컬로미터 지점, 도착은 11시 54분이다.

13킬로미터를 시간당 6.9킬로미터의 속도로 왔다.

점심도시락을 받아 들고, 후배의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도우미 회원님들과 악수하고서 잠시 정신차린 후 감사사진을 한 장 남긴다.

도우미 회원은 연신 또 누가 오는가 살피며 마중을 한다.


총 3만원의 참가비에 점심도시락, 과일, 음료수, 빵, 간식 등이 13킬로 지점마다 제공된다.


장차 우리나라 도보계에 한 획을 그을 분이 앉아서 점심을 먹고 있고

일흔을 훈쩍 넘기신회원님도 건각을 자랑하시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발과 신발이 닿는 안쪽 복숭아뼈 아랫쪽이 따가웠다.

양말을 벗어 보니 피부가 벗겨졌다. 아~ 고통의 시작.


이 분은 3년전 우리나라 최초로 200킬로미터를 걸으신 분이라고 한다. 초인.



떠난 시간의 기록이 없다. 12시 10분 조금 지나서 출발한 듯하다.

신한금융 강남지역본부인가 체육대회가 그럴 듯하게 열리고 있었다.

걸어 오는 분은 제1확인지점인 왕숙천다리밑에서 제대로 점심먹고 오는 길이고

등번호가 보이는 분은 다리를 잘 못 건너서 구간을 띄어 넘어 다시 되돌아 가는 중이다.




작년에 보았던 고래가 여전하다.

뒤에 보이는 다리는 경춘고속도로가 지나가는 미사대교일 것 같다.


제2구간확인점인 25킬로미터 지점 팔당대교가 가까워졌다.

이건 제2확인점 도우미회원이 찍어 준 사진이다.


팔당대교. 25킬로미터 지점이고 왕숙천에서는 12킬로미터 지점인데

13시 48분에 확인을 받았다.

중간에 길을 잘못 든 회원과얘기를 나누긴 했어도 많이 지체한 건 아닌데

왕숙천 출발시간을 잘못 알았나? 거기에서 1시간 40분이 걸렸다.

그렇다면 오~ 시간당 7.2킬로미터의 속도구나. 빨랐네.

밥먹은 시간까지 다 합쳐야 하므로 25킬로미터까지의 속도는 6.6킬로미터다.

굉장히 빠른 시간이다.


팔당대교 진입로는 좀 위험하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보도가 없기 때문이다.

2시 5분쯤 팔당대교 제2구간확인점을 출발한 것 같다.




갈대는 아직도 남아 있다.




미사대교

팔당대교를 출발하면서 근육경련의 기미가 있었고

오른쪽 발은 평발기로 인하여 통증이 바닥에 오다가 발등으로 옮겨가서 괴롭혔는데

이 지점에서 통증은 조금 가라 앉는다.

마비가 되는 듯했으나 그 틈에 걸음을 좀 빠르게 했다.





불이 난 것 같다. 공장으로 보인다. 119신고를 누가 했겠지 했다.


멀리 오른쪽으로 왕숙천이 돌아 나오는 점심먹은 곳 진입로.

왼쪽은 강동대교인 듯 하다.


팔당대교 제2구간 확인점에서 출발한 지 1시간 40분후 강동대교 도착

작년에는 37킬로미터 지점이라고 한 듯 한데......

제3확인점인 고덕생태습지공원에서, 일요빡센도보를 100회 동안 주관해 온 회원과

그의 부인.

15시 54분이라고 확인해 준다. 이 분이 100킬로미터를 15시간 35분에 걷는데

이 구간 통과시간이 15시 20분이라고 한다. 그나마 내가 선두다.

선두로 걷던 회원은 너무 빨리 걷지 말라는 도우미들의 원성에 주춤했다고 한다.

제2확인점에서 시간당 5.5킬로미터로 걸어 왔고 총 평균 시간당 5.93킬로미터다.

좀 이상한데...... 어쨌거나

배불리 먹고 마시며 과일도 챙기고 출발하면서 기념사진.

4시 6분쯤 출발.

구리암사대교를 지난지 5분쯤 되었나? 그래도 뒤돌아 보며 기념사진.

고덕생태공원에서 22분 정도 걸렸겠다.

천호대교도 뒤돌아서 한 장. 구리암사대교에서 29분 소요. 그 뒤에 광진대교도 보인다.

카페지기 대장이 이 쯤에서 기념사진을 찍어 주며 용기를 주었다.

아는 이의 전화 한 통화, 문자, 마중과 배웅이 그렇게 큰 힘이 되는 지 몰랐었다.

고마운 사람들이다.

올림픽대교도 천호대교에서 그리 멀지 않다. 20분 안쪽이다.


갈대의 유영


잠실철교를 오르기 위하여 계단을 이용한다.

다른 회원분은 저 승강기를 타고 올라서 졸지에 나와의 거리를 200미터 이상 단축시켰다.

다리 위로 올라가 보니 저 앞에 걷는 것으로 봐서 나보다 300미터 이상 앞지른 셈이 되었다.

나도 승강기를 타고 올랐더라면 한참 빠르게 갔을 것이다.

그러나 50킬로미터까지의 걸음은 아무 것도 아니므로 큰 의미를 둘 수는 없다.






300미터 이상을 절약한 회원이 자전거 전용로로 일직선을 걸을 때 나는 또 계단으로

내려와 보행자 전용로를 걷고 뚝섬유원지에 가서도 빙 둘러서 확인점으로 갔으니

한참을 손해보았다.


이 편의점 뒤로 강변길 따라 오다가 오른쪽을 왔는데 아무도 없다.

다른 도우미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는데 왼쪽편에서 확인진행회원이 나온다.

확인시간은 18시로 기록되었다. 조금 늦게 썼으나 18시 안이라서 그냥 넘어간다.

고덕생태공원에서 15킬로미터를 2시간 6분에 왔으니 시간당 7.14킬로미터다.

고덕생태공원이 37.5킬로미터 정도라면 얘기는 달라지겠다.

어쨌거나 총 평균은 10시에 출발하여 18시에 들어 왔으니 시간당 6.25킬로미터다.

작년에 9시간 26분 정도로 시간당 5.4킬로미터로 걸었는데 올해에는 한시간 이상

단축시켰다.

작년에는 이 지점에서 거의 탈진이었고 집에도 겨우 계단 난간잡고 낑낑대며 갔었는데

일요빡센도보의 영향으로 끄떡없었다.

다만 오른쪽발등의 피멍과 왼쪽 허벅지뒤에서 무릎과 종아리로 이어지는 근육의 고통은

상상하기가 어려웠으나 걸으면서 통증이 마비되면 관성처럼 걸음을 옮길 수가

있었으니 작년에 비하여 장족의 발전을 했다.


정말 맛있는 저녁 순두부. 뚝섬유원지역에서 저녁을 먹고 오랜 휴식을 했다.


여기에서 1시간 17분쯤을 지체한 것 같다. 그래도 쉬어야 한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먼저 떠난 한 사람이 있고 후발대로 저 두 분이 떠난다. 난 그 뒤를 따르고.


19시 20분 경에 출발. 울동도 구경 좀 하고.


영동대교를 넘었다. 당초 안내지도르 보고 청담대교를 건너서 가는가 했더니

영동대교였다. 청담대교는 보행자길이 없단다.


동호대교에서 동작대교까지 1시간 15분쯤 걸릴래나?

유람선이 멋지다.


밤이라 확인지점은 없는 65킬로미터 지점인 여의나루역을 앞두고서

63빌딩을 잡아 본다. 한강변다리로 깔까 샛강으로 갈까 고민할 것도 없이

한 길 밖에 보이지 않아서 그냥 걸었더니 샛강쪽.

국회의사당 옆 굴이다.

여기서 앞서 간 회원이 쉬었다가 합류를 했다.

근육통과 인대파열 등으로 고생을 한다 했다.


일행을 미리 보내고 나도 다리를 좀 주무른다.

당산철교인가?

장하면서도 안쓰러운 내 다리

가양대교를 올라서는 염강나들목을 찾았다.


응원차 마중온 회원님이 주신 바나나.

염강나들목을 찾기가 쉽지 않으니 도움을 주는 분이다.


가양대교에서 바라 본 월드컵경기장 방면


위험한 가양대교를 넘어 월드컵경기장 진입 사거리에 도착하니

반가운 도우미가 마중을 해준다. 또 힘을 내본다.


월드컵경기장 제6확인지점은 77킬로미터 경과점이고 도착시간은 밤 0시 13분이다.

19시 17분경에 뚝섬유원지역을 출발했으니

27킬로미터를 시간당 5.5킬로미터로 걸었다.

엄청나게 떨어진 속도다. 고통과 동반하는 걸음이었다.

총 평균은 77킬로미터 시간당 5.42킬로미터다.

50킬로미터지점인 뚝섬유원지역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1시간 20분 가량 쉰 탓에

기록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그렇더라도 후배가 챙겨주고 회원님들이 대령해 준 컵라면은 일품이었다.

가양대교를 건너기 전에 간식으로 챙겨 준 절편과 바나나우유로 속을 채운 터라

여유있게 먹을 수가 있었다.


월드컵경기장에서 도움을 주신 분들. 너무 고맙다.


49분쯤에 출발한 것 같은데.....여기는 월드컵경기장을 떠나서

다리를 오르기 전에 재미있는 그림이 있어 찍었는데 시커멓게 나왔다.

월드컵경기장을 0시 49분쯤 출발한 것으로 추정.


4시간 만에 23킬로미터를 걸어 왔다. 시간당 5.75킬로미터다.

이 상태에서는 나에게 기적같은 걸음이었다.

사진을 찍지 못한 걸 봐도 얼마나 집중하고 지쳐있었고 고통스러웠는지 알 수가 있다.

되돌아 보자면,

월드컵경기장에 가보니 나보다 두사람이 먼저 와 있었다.

한 사람은 원래 앞서 간 회원이고 또 다른 분은 지름길로 걸어 온 듯하다.

찻길이라서 굉장히 위험했을텐데.......

여의도에서 잠시 동행했다가 앞서 간 분은 나중에 후기를 보니

잠시 20분간 잠도 잤고 볼일도 보면서 지체가 되었었던 걸 알게 되었다.

월드컵경기장에서 종착점을 향해 앞서 출발한두 사람 중 여성회원분은

원효대교 못 미쳐서 따라 잡았다.

잠시 쉬는 틈에 짧은 인사만 하고, 뒤 따라 오는 남자회원분과 동행하리라 믿고

이 때부터는 갑자기 솟아나는 힘을 빌려서 발걸음을 빨리 했다.

이 때는 시속 6.5킬로미터 이상이 아니었나 싶다.

반포대교까지 내 앞에 비치는 나의 그림자를 보면서 더 빠르게를 최면걸면서

걸었다.

일요빡센도보의 주관자가 늘 하는 얘기가, 힘들 때 그 보다 더 빠른 걸음으로

극복을 하라는 계시(?)를 끊임없이 주입했다.

반포대교에서는 더 이상 통증을 이길 수가 없었다.

허리가 아파서 강변의 난간을 잡고서 쪼그려 앉으면 등에서 툭 소리가 나면서

통증이 사라졌다. 아마 척추가 제대로 펴지는 과정인 듯 싶다.

이건 늘 하던 자가치료법이니 새로울 것은 없다.

이 후 거의 십분 간격으로 허리통증을 치료하고 뭉친 허벅지 근육을 풀면서

부지런히 걸었다.

정말 끝이 없을 것 같았던 그 길,

반을 걷고서 더 이상 걸을 수 없을 것 같던 지루한 길,

그 쯤에서 되돌아 가도 종착점까지 까마득한데 계속해서 반대쪽으로 더 가던 길,

마침내 가양대교를 넘으면서도 남은 한강다리를 세는 것에 울화통이 터질 듯하여

생각조차 접던 길,

부지런히 걸어서, 몇 개의 다리를 지난 지도 모를 때 쯤

자주 출발점으로 삼았던 옥수역 동호대교에 도착을 하니 이제 끝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되었었다.

중랑천을 굽이 돌아 나와 성수대교에 가면, 종착점이 금방 보이나 했는데

웬걸 성수대교 다음의 영동대교는 멀어도 너무 멀었다.

'그래 이제 걷다보면 끝이 오겠지' 막연한 생각으로 걷고 또 걸었다.

동호대교에서 성수대교까지 20분 거린데 30분이 걸렸다.

영동대교는 정말 멀었다.

그래도 그 먼 길이 점잠 다가올 때는 새로운 힘이 솟았다.

고통은 사라지고 최면에 걸린 듯 빠르게 걷는다.

'그래 현창아. 지금껏 이룬 것 없이 까먹기만 한 生인데

이젠 너도 누군가에게 덜 부끄러운 사람이 되었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신세진 많은 이 들에게 좀 더 당당하게 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도저히 이룰 수 없고, 다른 이들의 이룸에 대하여 칭찬만 하고

박수만 치다가 이제 내가 그걸 이루어 내다니.......

걷기 전 날도 밤잠을 설치고

100킬로미터를 걷고서도,

1착으로 들어 온 사람이 목욕하러 간 사이

그냥 뒷풀이 장소로 바로 가서 하염없이 기다리면서도 행복했다.

그 뒷풀이 후, 날이 훤하게 밝은 한강변에서 낮이 되도록 무용담을

서로 늘어 놓아도 마냥 좋았던 걸음.

행복하게 작별하고 동네 목욕탕에서 냉찜질을 하고 나오는데

후배가 저녁먹자고 연락이 와도,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왼쪽과 오른쪽 발끝에서

허벅지까지 오르내리는 아픔이 디딜 때마다 골을 찌르는 통증으로 치고 올라오는데

도저히 응할 수가 없었다.

얼음찜질과 안마를 실컷하고 잠을 청해도 잠도 오지 않았다.

너무 지친 탓이리라.

한 숨 자고 나서 다시 얼음찜질하고 주무르고 하다가 나길도에 사진과 글을 쓰고

또 자다가또 다른 후배의 전화를 받고서 일어나 다시 얼음찜질과 주무르기를 거듭하고

옥도정기를 바르고 나니 몸이 조금 아주 조금 나아짐을 느낀다.

여전히 왼쪽 무릎뒤에 뭉친 근육은 살을 1킬로그램 정도는 최소한 더 늘려 준 듯하고

일직선으로 다리를 펴기도 힘들고 폈다가 다시 오므리는 고통은 말로 다 표현하기도

어렵지만

오른족 발등의 피멍에 스민 아픔은, 찰나의 순간 왼쪽다리의 통증을 잊게 한다.

몸이 회복될 수록 아픈 줄 몰랐던 부위가 새롭게 등장을 한다.

통증이 옮겨 다닌다는 말을 실감했다.

한 걸음 한 걸음에 휘청이는 몸이 지탱할 물건을 제 때에 못 찾아 몸의 중심이

기울면 더 한 통증.

그래도 행복한 시간이다.


종착점에서 회원분이 찍어준 사진.

새벽 4시 50분이다. 뭐 4시 52분이래도 좋다.

100킬로미터를 18시간 50분 혹은 52분에 들어 왔다.

총 평균 시간당 5.2킬로미터의 속도다.

2등으로 들어 왔고 1등과는 5분차이인데 이 분과의 출발시간과

걸었던 거리를 감안해보면 스스로는 1등이라고 자부를 할 만하다.

다음에 한반 제대로 다시 승부를 내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나길도 정예회원중 한 사람은 50킬로미터를 7시간 3분에 걸어 평균속도가 7.1킬로미터,

일요빡센도보 선구자는100킬로미터를 15시간38분의 속도로 걸으니 평균속도 6.4킬로미터,

작년 원주에서 세운 분의 전국기록은 14시간 25분으로 6.94킬로미터다.

이 분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그래도 나는 내가 이룬 성과가 너무나 자랑스럽다.

여느 때라면 지금 내 몸의 고통은 나를 나락으로 빠지게 하고 스스로를 열패감에

사로잡히게 하는 아픔이겠지만

지금 이 몸이 느끼는 통증은 얼마나 자랑스럽고 행복한지 모르겠다.

함께 100킬로미터를 걸어낸 여성회원들도 계신다. 그 분들은 참으로 더 대단하다.

그래도 난 행복하다.

걷지 않아서 두려워 하지만 누구나 걸으면 걸을 수 있는 거리고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걸음에 내가 우선 합류를 했다는 사실에 감격스러워

이렇게 혼자만의 글을 써본다.


이 사진은 나를 나길도에 이끌어 준 고등학교 후배가 반기며 찍어 준 사진

꿀맛같은 감자탕.

5시 4분에 도착해서 6시 51분이 되어서 첫 음식을 올렸다.

나는 1등과 5분차이로 2착을 했고,

3등부터는 나보다 30분 늦게 도착을 했다는 연락이 왔는데

모두가 뚝섬유원지에서 후발대를 기다리는지 너무 지체를 한다.

도우미회원분들이 빨리 식당으로 가서 기다리라고 해서 왔었는데.....

괜히 미안타.

그렇게 지쳤는데도 감자탕과 소주가 마구 들어가다니........


모두가 자랑스럽고 고마운 회원분들이다.

서로가 이룬 성취가 얼마나 뿌듯한지 모른다.

이 중에는 작년에 혹은 재작년에 이미 100킬로미터를 걷고

이번에는 그 때의 고마움을 갚고자 도우미를 자청한 분들도 있다.

그 지루한 기다림을 마다하지 않았으니 어찌 미안하고 고마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낮이 다 되어 가도록 한강변에서 무용담은 이어졌다.




이제 누군가가 얘기를 한다. 200킬로미터 도전해야지

아~ 정말 그것만은 못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