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눈속의 인왕산행-하나
바람처럼 구름처럼
2011. 1. 23. 22:57
인왕산을 또 오른다.
눈이 왕창 내리길래 색다른 경치를 구경할까 싶어서 나섰는데
제설차 작업하는 것 구경하고, 아이젠 하나 고무끈 끊어지는 바람에
날아가고.
온통 눈 속에 파묻힌 세상, 바위와 나무만 빼고는 어찌 그렇게도
속속들이 감추었는지 대단했다.
제설차에서 뿌려대는 염화칼슘이 온 몸으로 튀어 들어온다.
기차바위능선으로 오르니 저 아래는 온통 뿌연 눈 속에 갇힌 듯하다.
소나무와 바위 밖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멋지다. 고결하다.
기차바위 주위도 운해같다. 몸을 내던져도 포근한 눈구름이 살포시 안았다가
다시 토해낼 듯도 하다.
기차바위 아래쪽인데 사진은 웬지 스산하다.
눈송이가 얼룩처럼 묻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