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지, 곤짠지, 오구락지, 무우말랭이, 무말랭이
아랫층에서 옥탑에 올라 와 무를 말리고 있는 걸 보니
나도 저걸 해봐야 하겠다 싶어서 시골에서 농사지어 보낸 작은 무로
채를 썰어 말리니 정말 한 줌도 안된다.
지난 번 김치담글 때도 찹쌀풀을 안 썼더니 색도 안 나고 한데
이 번에도 늦은 밤에 버무리다 보니 찹쌀풀은 없고
그냥 녹말가루만 좀 첨가하여 만들었다.
그런대로 먹을 만 하니 다행이지만 다음엔 아무래도
찹쌀이든 맵쌀이든 색을 좀 내봐야 하겠노라.
시골에서는 이걸 곤지라고 부른다. 아마 곤 지 라는 뜻일게다.
표준말로 쓰니 알아 보기가 어렵다. 골았는 짠지 라는 소리다.
그래서 곤지, 곤짠지라고 부른다.
대구에서는 오그라들었다고 해서 오그락지라고 한다.
오그락지라고 발음하기 보다는 오구락지로 들렸었다.
아마 정구지라는 부추김치가 있어서 구 자를 같이 발음한 건가?
정구지가 그냥 사투리인가 했더니 어느 분은 부추가 정력에 좋아
부부간의 정을 오랫동안 농익게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왜 몰랐을까? 아니면 이 양반이 갖다 붙인 건가? 情久持 라~
어쨌거나 오늘은 곤지를 소개한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뭐 복잡하다. 다 치우고 그냥 물엿,설탕,조선간장,양조간장에다가
녹말가루 좀 넣고 데워서 식힌 후에 고춧가루 넣고 무우채 말린 거 넣어서 비볐다.
먹을 만 했노라 ㅎㅎ
2011년 11월 13일 다시 만든 곤지.
이 번에는, 찹쌀은 사려니 귀찮고 해서, 그냥 밀가루로 풀을 해서(넘치고 난리도 아님)
아주 괜찮은 곤지를 만들었다.
실물은 오늘 만든 것이 좋은데, 모양은 지난 번에 만든 것이 좋았네.
무청이 달린 실한 것 5개가 2,500원 밖에 안 해서(하기야 어제는 배추 3망에 만원이더라,
한 포기에 천원) 사 가지고 와서는 무말랭이 하려고 채써니까 정말 조금이었다.
무 한 개는 된장국에도 넣고 하려고 그냥 뒀고.....가만 3개를 채 썰었나? 4개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