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을 위한 변명아닌 변명
'강호동의 탈세"라는 제목의 인터넷기사가 눈에 띌 때 믿지 않았다.
오래 전에 이상한 소문에 시달리던 그에게 어떤 여자 연예인이
전화를 걸었을 때, 펄쩍 뛰면서 전화하지 말라고, 이러니까 자꾸 오해가
생기는 것이라고 하면서 녹화뒤에 철저한 사생활관리를 해온 사람이
저런 실수를 할 리가 없다고 생각을 했었다.
세금문제는 어떻게 보면 아무 것도 아니다.
나도 광고기획업무를 하면서 부가세 관련하여 업무공부를 좀 한 적이 있는데
기업에는 접대비 항목이 있어서 과세에서 제외되는 일정 부분이 있다.
그래서 많은 경우에 접대비를 쓰고 액수가 정해진 기준을 초과하게 되면
광고선전비로 접대성 경비집행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에 상황판단을 세부적으로
하게 되면 광고선전비 성격인 경우가 있지만 국세청은 이런 경우, 조금이라도 접대성경비지출의 성격이 있으면 접대비로 봐서 과세를 한다.
이런 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바로 이런 것이 강호동의 이번 탈세 관련 내용의 실체로 아무 것도 아닌 셈이다.
그러니까 결국은 기사제목을 뽑을 때 희한하게 뽑았고(늘 그렇듯이)
기회는 이 때다 하고 아주 못난 한 사람이 들쑤셔서 강호동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순식간에 똘똘 뭉쳐 일을 내고 만 것이다.
연예인들을 보면서, 마케팅을 배우고 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흔히,
성공한 목표로 삼고 그들을 배우고 넘으려고 애쓴다.
마케팅에 관계없는 사람들은 연예인들을 그냥 돈 잘 버는 사람
끼가 많은 사람으로만 본다. 관점의 차이가 극명하다.
만약 마케팅을 해야 하는 사람이 연예인을 부정적 시각으로 본다면
결단코 그런 사람은 마케터로서 성공할 여지는 단 1%도 없다.
잘하지는 전혀 못했지만, 나는 회사생활하면서 약7년 동안 현장에서
영업과 마케팅을 하면서 연예인들의 성공담을 마케팅 교과서로 삼은
강연을 듣고 그들의 인내심과 엄청난 경쟁을 뚫고서 성공한 것에
경외심과 존경심을 동시에 품어 왔었다.
보통 사람들이 연예인들을 방송에 나오는 그 모습 그대로 보는데 반하여
나는 방송에서 연예인들을 보면 그들의 숨겨진 가족사, 개인사, 인내의 과정을
수시로 떠올리면서, 웃으며 이야기하는 그들의 뒷면을 동시에 본다.
그래서 3류 슬픈푸념이 아니라 나에게는 그들은 위대한 승리자로 보인다.
그런 중에, 강호동이라는 인물은 단연코 최강이었다.
깜짝 놀랐다.
진행자란 단순히 제작진이 만들어 주는 대본을 가지고 잘 진행을 해나가면
그건 우수한 진행자 정도에 불과하다. 물론 이 정도도 성공한 사람들에 속한다.
그러나 100년에 하나 나올까 말까한 수준으로 평가하지는 않는다.
오래 전에 우연히 병원에서 진료를 기다리는 중에 잡지를 보았는데
거기에 강호동의 면담기사가 난 것이 있었고 그걸 보니,
강호동이, 기자한테 자기를 어떻게 보느냐고 물으면서
자기는 곰이 아니고 여우에 가깝다는 애기가 기사로 난 적이 있었다.
지능지수도 140이 넘는 것 같았다. 아주 뛰어난 두뇌를 소유한 사람이다.
더구나, 방송대상에서 제작진들이 뽑는 우수한 진행자 시상에서
제1회 수상자가 되었다는 걸 본 적이 있었다.
그 다음 해에 유재석이 그 상을 받았다.
제작현장에서 개인의 능력을 보는 것과
방송화되었을 때의 시청자들에게 보이는 모습은 아주 많이 다르다.
방송에서 보이는 것은 이렇다.
대본을 숙지하고 진행을 원활하게 해 나가는 능력만 있으면
제작진의 요구사항은 잘 반영을 한 것이 되고,
그 사람의 말투와 외모가 편하면 시청자들을 만족시키면서
우수한 진행자로 평가받게 된다. 아나운서들이 진행자가 되면 시청자들이
일반적으로 호감을 표시한다. 그게 바로 정확한 대본을 숙지하고 진행하는 전형이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보는 호감도와 제작진이 보는 우수한 진행자의 모습은
바로 그 두 관점에서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내가 본 유재석은, 시청자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고,
제작진들에게도 성실한 모습으로 인정을 받는 경우고
강호동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나이가 많은 어른들에게 인정을 받는다.
활기차고 힘이 넘치는 진행이기 때문에 아주 씩씩하게 보인다.
여성이나 어린 아이들은 그렇게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 만만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피디협회에서 강호동에게 제1회 시상식에서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기억을 한다. 강호동이 그 상을 받고서 했던 말이 있다.
자기 스스로를 경계한다는 것이다 제작진들도 자기가 하는 말이라고 그냥 넘어가지 말고
혹시나 어울리지 않으면 바로 지적을 해 달라고 하는 내용이 있었다.
그걸 보고, 난 다시금 확인을 할 수가 있었다.
내가 평소에 생각했던 강호동의 능력이 마침내 확연히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그렇다. 강호동은 방송을 해 나가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방송제작진들과 함께 호흡을 하고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편집이 되는지, 출연자들간의 구도는 어떻게 유지하고
어떻게 변경을 해 나갈 것인지
시청자을은 현재 어떻게 시청을 하면서 반응을 할 것인지를 모두 그려 가면서
진행으르 해나가는 걸출한 능력을 가졌음을 확인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후 나는 더더욱 강호동의 방송을 보면서 늘 감탄을 했다.
편집이 되는 시점, 출연자들간의 긴장관계 형성과 해체 등 감탄할 만한 진행 솜씨였다.
그것이 바로 강호동이,
제작진들이 만들어 놓은 잔치상에서 열심히 잘 즐기는 유재석과 달리
함께 음식을 차리고 중간에 잘 나가는 음식은 더 보충하고 잘 안 나가는 음식은 바로 빼서
예를 들면, 다른 필요한 사람들에게 주는 식으로 거의 제작진, 출연진, 시청자의 모습을
동시에 구현해 낸 탁월한 인물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아는 시청자는 거의 없다. 그렇게 볼 필요도 없다.
또한 그가 큰 소리로 떠드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당장 내 동기와 후배도 강호동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로 악감을 가지고 있으나
나는 당연히 그렇게 보지 않는다. 그들은 방송이 만들어 가는 전체를 보지 못하고
시청자의 측면에서만 얘기를 한다. 하기야 보통의 인간들에게 그건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항상 이면을 본다.
그 제작현장을 보자. 얼마나 많은 인력과 장비가 동원되는지 상상이 잘 안 갈 것이다.
한국방송의 1박2일을 보면, 어쩌다가 장비가 이동하는 모습이 나올 때가 있는데
십분정도의 방송분량을 위하여 섬으로, 산으로 이동하는 힘든 과정을 보면 참으로
그들이 딴따라가 아니라 자기들이 만드는 방송을 국민들이 기뻐하며 보는 것에 대한
보람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러한 성취감에 대한 기대가 없다면 도저히 못 할 노릇이다.
자 보라. 그렇게 힘들어하고 지쳐가면서 때론 꾸벅꾸벅 졸면서 일을 하는 제작진들에게
강호동의 큰 소리는 잠을 깨우고 서로를 채찍질하며 다시금 힘을 내어 초심으로
돌아가는 신호탄이 되는 것이다.
이런 걸 다 생각하며 보는 시청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어릴 때 부터 집에서 어머니 할머니와 함께 방송을 볼 때면
늘 두 분이 연기자의 뒷모습을 얘기하시는 걸 듣는다.
"아이고 부부도 아닌데 저렇게 하고 나서 끝나면 서로 민망해서 어쩔까?"
"전부 주욱 보고 있는 곳에서 저렇게 연기를 하게 되나?"
늘 보이는 것 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얘기들이 오고가던 현장에 있었으니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할 수가 없을 것이며,
회사생활을 하면서도 신문기사와 방송전파를 탄 내용에 대하여
국회의 국정감사 자료를 만들면서, 그 기사가 엉터리는 있으나 잘못된 내용인 것을
알게 되면서 엉뚱한 질문에 답변을 만들어 내느라고 밤을 지새우면서
신문과 방송의 잘못에 대하여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물론 그 전에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도 있다. 절대로 기자는 되지말라시던.
어쨌거나 나는 사물을 볼 때에 그 기원을 생각하고
글을 대할 때엔 작가와 호흡하며 그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그런 글을 썼을까를
생각하며, 연예인들이 그 자리에 올라올 때 까지 어떤 고초를 겪고 지금도
대중들이 아무 생각없이 날리는 날카로운 화살을 맞고 아파하며 때론 애써 피하는
모습을 그려보면, 그들에게 함부로 얘기를 할 수가 없다.
어찌 노력하며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비웃을 수가 있단 말인가?
물론 그들이 신이 아닌 이상 실수도 한다.
그러나 장점만 보고 배울 생각은 안 하고 흉만 본다면 내가 바보 한심한 인간들과
다를 바가 무엇이 있겠는가?
강호동이 큰 소리로 떠들 때에 시청자의 위치에서는 귀가 따갑고 언짢을 수도 있다.
그러나 위에서 말 한 사실을 뇌리에 각인시키고 나서 방송을 보면
내가 마치 방송을 만들어 가는 듯한 기분에
사로 잡혀서 새로운 재미와 보람과 대리만족을 느길 수가 있다.
그리고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이 외형적인 것에 머물지 않고 내면을 보고
잠재적인 면을 보는 입체적인 시각을 가지게 될 것이기 때문에
나는 방송을 단순하게 보지 않는다.
물론 어떨 때는 아무 생각없이 흘러 나오는 소리에 몸과 시간을 맡길 때도 있긴 하다.
강호동은 그토록 철저하게 방송에 자신을 맞춰서 움직이는 사람이고 누구보다 힘든
운동선수 생활을 하면서 정상에 서기까지 인내하는 것을 배운 사람이다.
그런 그가 소문대로 여자 연예인의 가슴을 터뜨렸다든가, 나이많은 선배와의 염문 등에
시달리는 것을 나는 절대로 믿지 않는다. 워낙 그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항상 그를 모함한다.
우리 사회에는 잘 난 사람을 부러워 하고 나도 그를 극복해서 잘 살아야 겠다기 보다는
폄훼하고 모함하고 긁어서 자꾸 깎아 내리려고 한다.
급기야 그들을 자살로까지 내몬다. 그러고도 죄의식을 못 느낀다.
그런 모습들이 아무리 일반화된 생각들이라고 하지만 그런 것은 고쳐야 한다.
얼마나 못났으면 그렇게까지 한단 말인가?
우리 사회가 부자들을 깎아 내래고 공산주의를 선동하는 무리들의 심리와 똑같다.
못 살면 스스로를 되돌아보면서 나에게 모자라는 것이 무엇인가 되돌아 보기 전에
항상 남을 탓하고 다른 이를 나의 낮은 위치에까지 끌어 내려야 직성이 풀린다.
그게 바로 북한처럼 모두가 가난한 공산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사회와 시간을 경험했으면서도 물귀신이 되고 싶어 한다.
덜 외롭기 때문이다.
잘 살고 못 사는 불평등보다는 모두가 차라리 못 사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자본주의의 위기다.
이래선 안 된다. 나보다 잘 난 사람, 나 보다 잘 사는 사람, 나 보다 힘 센 사람을
존중하고 그걸 본 받아야 겠다는 마음이 정착될 때에 비로소 진정한 자본주의
민주주의가 고착화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선진의식을 갖춘 국민이 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관련되는 얘기를 하다 보니 너무 확대된 감도 있으나 전혀 엉뚱한 소리는 아니다.
어찌되었건, 강호동이라는 인물로 돌아가보면,
너무 힘이 넘치는 진행으로 인하여, 그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또한사실이다.
그런 사람들이 강호동의 진가를 전혀 모르고 있고 그걸 알고 싶어 하지도
않기 때문에 그냥 보통 사람이고 일반인인 것이다.
연예 전문기자들과 제작진처럼 가까이에서 그 사람의 진가를 아는 사람과 그런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그를 제대로 볼 줄 아는 것이니, 그의 진가를
모른다고 해도 뭐 별 문제도 아니다. 굳이 비전문가들에게 그의 진가를 알아야 한다고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사회주의 공산주의 사회가 아니고 자본주의사회에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라면 최소한, 단순히 보이는 모습과
달리 보이지 않는 모습도 보려는 노력을 해야 하고,
잘 난 사람을 부러워 하면서도 존중하고 이해하고 그를 본받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소리를 반복해 한다.
강호동이 방송에 안 나온다고 나는 아쉬울 것이 없다.
또 다른 훌륭한 연예인을 찾아서 그의 방송을 보면서 그의 뒷모습과 성공하기까지
인내한 모습들을 상상하면서 그가 진행하는 걸 보면 된다.
강호동만큼 내가 배울 점이 많은 예능진행자를 찾긴 어렵다는 것이 숙제일 뿐,
거기에서 내가 배울 점을 배우고 내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다지면 될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아쉬운 것은 멀쩡하고 유능한 사람을 시샘하여 망가 뜨리는 멍청하고 아주 못돼먹은
쓰레기들한테 걸출한 인물이 퇴출되는 말도 안되는 현실이 하도 한심스러워서
개탄할 것일 뿐이다. 이런 걸 보면 분노를 한다. 이런 수준낮은 사람들이 대한민국 국민
이라고 세금냈다고 국가의 보호를 받고 민주주의를 입에 올리고 떠드는 걸 보면
구역질이 난다. 아주 한심한 작태들인 것이다.
뛰어난 사람을 그대로 볼 줄 모르고 개인의 好不好로 파멸시키는 순수치 못한 의도가
괘씸하고 답답할 따름이다.
아~ 돈 잘 벌고 힘이 넘쳐서 다른 이들에게도 증오든 부러움이든 힘을 줄 수 있는
강호동이 부럽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