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엔 고등학교 동기와 선배하고 같이 마포로 갔다.
동기가 잘 가는 유명한 곳강진수산 횟집에 가서 소주4병을 나눠 마시고 있는데
후배한테서 연락이 왔다. 선배들과 함께 있다고 해서 서둘러 종로로 나왔었다.
다음카페 나길도의 정기도보 대회로 변산반도 마실길을 다녀 온 고등학교 동문들과
합류하여심하게 마셨더니 눈 뜬 시각이 벌써 오후.
정신차리고 돼지볶음 데워서 먹고선, 서울성곽을 최대한 걸어 보기로 마음먹었다.
아무래도 한번에 다 돌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라서 곤란하니 가는 만큼만 가본다.
후배한테 연락을 하니 옛날 하숙생동료와 관악산을 가고 있다고 해서
저녁에 다신 연락하기로 하고 혼자 걸었다.
혼자 가면 속도를 내 맘대로 할 수 있어서 좋은 점이 있다.
3시가 넘으면 서울성곽 백악(북악)은 오를 수가 없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해보니 2시 49분이다. 걸어갈 수 없고 버스를 타도 안된다.
왜 이 놈의 택시는 오질 않나? 속은 타고........
그냥 포기를 할까?.........
그래도 오긴 온다. 택시를 잡아 타고윤동주시인의 언덕에 도착하니 2시 54분.
신호등은 왜 그렇게도 바뀌지 않는지 신호등이 바뀌어 건너가니 2시 56분,
밖에서 신청서 썼다면 못 들어 갈 수도 있었는데 비가 잠깐 온 덕에
신청서가 안내소 안에 있으니 다행이었다. 아슬아슬하게 통과했다.
뿌듯하다. 신분증도 지참을 해야 한다.
백악정상에 오르기까지 쉬지 않고 걸음을 옮기니 내 다린지 남의 다린지도 모르겠고,
숨은 턱밑까지 차오르고 옆의 풍경구경은 진작 포기했고
오직 이상지혈증을 치료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걸음을 쉼없이 옮겨 갔다.
속이 타들어가는 듯 따끔거리나 전 날의 술은 땀으로 배출이 되어
오히려 속이 더 편해지는 것도 같았다.
정상을 지키는 총각한테 부탁했는데 좀 흔들린 듯하다.
한 장 더 찍어 달라고 했더니 그새 힘이 빠졌나?
1969년 1월 21일 북한 무장공비의 청와대 습격당시의 총격 흔적
청운대에 도착하기 몇미터앞 왼쪽 벽에는 공사책임자의 이름들이 적혀 있다.
탁본을 뜬 흔적이 있다.
사진촬영금지 표지판의 그림에 나오는 곳이 성곽부분이라서 시내쪽으로 사진을 찍는데
그 것도 안된다고 했다. 인왕산에도 정상에 청와대쪽과 시내쪽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다.
사진은 방향을 가리킨 것이 아니고 그 장소에서는 180도 전면으로 사진을 찍지 말라는
소리인 것 같았다.
숙정문에 올라 삼청각도 오랜 만에 담아 보고
북대문인 숙정문 바깥에서
말바위안내소에 표찰을 반납하고 성밖으로 나왔다.
아까시나무 밑둥인 것 같았는데 잔나비걸상버섯인지 말굽버섯인지 달려 있는데
너무 어리다.
아까시재목버섯도 당연히 있고
멀리서 찍으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버섯들이다.
이건 은사시나무인가? 전에 네이버의 약초천국에서는 누가 자작나무라고 한 것 같은데
은사시나무가 아닌가 싶다.
와룡공원에 도착하여 잠시 단풍감상
동소문인 혜화문 가까이에 성곽에는 나무들이 많다.
국민신문고에 고발을 해서 제거하라고 해야 하겠다.
경신고등 뒷담을 지나 헤성교회를 거쳐
두산빌라에 이르러서 이어지는 성곽돌담이 보이는데
거기에서 혜화문쪽으로 가면서 보이는 곳이다.
이 담의 저 끄트머리께가 두산빌라다.
창경궁의 정문이 홍화문이므로 이름이 혜화문으로 바뀌었다.
동소문이다.
한성대입구역 지하보도를 지나 낙산성곽으로 올랐다.
옛 이대동대문병원자리에 어느새 서울디자인센터가 들어서 있다.
뭘하는 거지?
아이들이 녹슨 쇠관을 가지고 옛날 담배다 라고 소리치는 게 들려서
가보니 가스관이나 수도관 같았다. 아마 곰방대라고 생각을 한 듯 하다.
너트가 중간에 굽은 관 연결시키는 부위에 보였고
너무 녹이 슬어서 구체적으로 뭔지는 모르겠으나 수도관 정도인 듯했다.
아이들한테 너트와 볼트를 아느냐고 물으니 잘 모른다.
암나사 수나사는 아느냐고 하니 안다고 한다.
바람직한 교육이다. 우리 국어를 사랑해야 한다.
담뱃대인 곰방대라고 하기에는 너무 무거워서 수도관인 것 같다고 알려주고
곰방대는 담배를 끼우는 부분만 쇠로 되어 있고 나머지는 가벼운 대나무라고 알려 줬다.
입을 대고 빠는 곳은 납작해야.....하다가 아이고 내가 애들한테 별 소리를 다하네 하고선
안녕하고 돌아서는데
아이들이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에의가 바른 아이들이었다.
동대문낙산공원이라고 쓰여 있고 정자도 있어서 올라서
사진을 찍었는데 왜 흔들렸찌? 사진이 희미하다.
아마 그 시간에 전철이 지나갔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흔들릴 리가 없는데 말이다. 전철탓이지 싶다.
동대문은 보수공사중
종로5가쯤이었나? 세종문화회관에서 옛날 사진전이 있단다
내일 구경가봐야 하겠다.
종로구청으로 해서 동십자각 지하보도 앞에서
경향신문사를 찾는 여성분에게 안내를 해주고
지하보도를 지나 광화문에 이른다.
통인시장에 가서 칼국수를 좀 사서 갈까 하고 가는데 재미있는 로또판매가게가 보여서
지나치다가 하나 샀다.
로또1등당첨점......이 되고 싶읍니다. 라고 써있었다. 옛날 맞춤법이네.
세종대왕 나신 곳 표석이 있는 곳 앞이다.
자하문터널을 들어가기가 싫어서 산을 넘으려고 옥인동을 지나 신교동쪽으로 들어섰다가
다시 아래로 내려갔다. 이거 완전히 헛걸음 하는 건가 싶었는데
청운어린이집으로 빠져 오르는 길에 우연히 도달을 했다.
유진기업 연수원옆으로 가로등이 푸근한 계단이 보였다.
개짖는 소리에 부담을 느끼며 한참을 오르니 마침내 청운공원에 도착을 하였다.
곧장 가면 윤동주시인의 언덕에 도달을 한다.
청운공원에서 서울야경을 잡는데 너무 어둡네.
노란 지붕이 어렴풋한 것이 종각에 있는 삼성건물
확대를 하니 더 못 알아 보겠다.
청운공원 의자에 앉아서 인증사진도 찍고
2시 54분에 떠난 이 곳에 4시간에서 7분이 빠진 시각에 다시 왔다.
보도각 백불앞에는 스님의 염불소리가 목탁을 타고 흘렀다.
집 앞 시장골목에서 호박과 칼국수 귤을 사서 집으로 오니 마음이 푸근하다.
칼국수 2인분을 삶아서 맛나게 먹고 지금 열심히 소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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