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엉터리없는 표준말 배우기

전에 어떤 선배 말씀이 경북 경주말이 가장 정확하다고 한 적이 있었다

막연히 신라천년의 도읍지였으니 그럴 수도 있겠구나 했는데

뭐 경주에 가서 산 것은 아니지만 그 선배의 말을 신뢰하기도 하고

그럴 듯도 한 것이,

경북지방의 말은 한학자 유학자들의 영향인지

말의 고저장단이 아주 확실하다.

어릴 때 할아버지앞에서 이런 저런 말씀을 드리면

늘 발음을 고쳐 주곤 하셨다.

텔레비전의 영향과 타지에서 온 사람들의 영향으로

전형적인 경상북도 선비집안의 발음이 흐트러져 있었던 모양이었다.

많은 건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것 같은데

바둑얘기 중에 조훈현 기사를 얘기할 때에

조:훈현 이라고 언급을 하면, "야이 야~ 아이따 조:훈현이 아니고 조훈현이다.

조:치훈이야 조치훈이 아니고 조:치훈이지만서도" 라고 하셨다.

그만큼 어릴 때부터 한학공부를 해오신 분들은 중국의 사성이나

우리말의 고저장단도 철저하게 익히셨으르로 내가 하는 말이

영 귀에 거슬리셨을 것이었다.

지금 내가 방송을 보면서 아나운서나 서울사람들의

혹은 서울말씨를 배운 지방 사람들의 발음을 들으면 속이 체한 듯이

영 거북하다.

너도 나도 "정체성"이 어떻고 저떻고 한다.

아니 무슨 놈의 차가 막히는 길에 서있나? 뭔 정체? 그건 정:체이다.

바를 正자 몸體를 써서 길게 발음하는 정:체.

정체는 머무를 停자를 쓰는 것이다.

입으로 뱉는 말:과 말타기 놀이 할 때의 말

햇볕을 가리는 발":과 내 몸에 붙어 있는 발

하늘에서 내리는 눈:과 내 얼굴에 있는 눈

이런 발음을 전혀 구별하지 않는 서울말을 표준말로 정해 놓았으니

이만저만 실례가 아니다. 참으로 웃기는 일이다.

정확한 우리말을 튼튼한 시멘트로 덮어 버리려고 하는 짓이다.

그래서는 안된다. 복수로 표준어를 지정해서라도 지켜야 하는 정확한 발음이

바로 경상북도의 상당 수 지역에 살아 있다.

그 마저도 이젠 방송의 막강한 영향으로 사라져 가는 중이지만.

제대로된 발음을 하는 경상북도 사람들이 서울에 와서 표준말 배운다고

정확한 고저장단을 무시하고 얘기를 하고, 정확한 발음을 사투리라고 바꾸라고

얘기하는 웃기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하나?

표준어 국어대사전에 조회를 해보라.

고저장단에 대한 서울말이 맞는지 틀리는지

그런데 어떻게 정확한 경북지방의 말을 엉터리없는 서울말로 바꾸고 덮으려 하는가?

지금에서라도 당국과 국립국어원은 표준말 정책을 재검토해 봐야 한다.

방송에서는 정확한 말을 교육하는 연수원을 두고 직원뿐만 아니라 전 국민도 가르치고

계도를 해야 한다.

단어로만도 뜻이 구별되는 명확하고 우수한 말을 왜 없애려고 하는가?

대학생이 유치원 과정에 기를 쓰고 들어가려는 꼴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

경북사람들이 보수적이고 꽉 막혔다는 소리를 듣는 이유는

철저한 유교적 교육의 영향일 수도 있으나

고저장단이 확실한 낱말 때문에 중의적 해석을 하는 폭이 넓지 않은 탓이기도 할 것이다.

지금 방송에서 나오는 문제들을 보면서 그런 평소의 생각을 확인해 본다.

가수 비의 매니저가 하는 일은? "비만관리"

서울 말이 다양하고 사고가 원활한 것으로 경북과 비교가 되는 이유중 하나일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