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성불과 득도의 차이를 얘기한 적이 있었다.
세상의 이치를 께달아 모든 것에 대하여 설명할 수 있는 경지는 도를 얻는 득도의 단계이고
성냄이 없고 모든 일에 너그러워지고 도무지 인간의 성정을 벗어나는 단계가 되면 그 것을
성불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비슷한 맥락이다.
득도를 깨달음의 경지, 현명한 판단의 경지라고 볼 때에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그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면 그건 득도의 경지다.
그건 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는 것을 넘어서서 다른 사람의 심정과 처지에서 행동하고 똑같은 마음을
가진다면 그건 성불이다.
성불은 나를 완전하게 넘어서고 모든 사람의 마음을 복잡하지 않게 편안하게
가지는 것이다.
그래서 득도한다는 것과 성불한다는 것은, 지극히 똑똑한 인간이냐 아니면
똑똑하지는 않다 하더라도 인간의 경지를 넘어서서 마음에 전혀 거리낌이 없는 경지이다.
지금까지 난 고승들에게서 성불의 경지를 원했었고 그렇지 못한 것에서 실망을 했었는데
그렇게 생각할 일이 아니었다.
인간은 인간일 따름이다. 그것이 부처든 예수든 모하메드든 공자든 맹자든.
후세 사람이 어떻게 포장했느냐에 따라서 세를 불려서 오늘에 이르렀던 것이고
앞으로도 그 세력의 이합집산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원조들이 성인의 경지에 머무느냐
탈락하느냐의 차이가 올 거시다.